[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이란을 방문, 정상회담을 하며 서방의 제재에 맞선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테헤란 공항에 도착한 뒤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회담한 데 이어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도 예방했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푸틴 대통령이 외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특히 푸틴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방문 직후에 이뤄졌고, 서방의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는 양국이 에너지는 물론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군사 협력 분야까지 협력을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 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악수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와 이란이 경제, 안보, 지역 현안 분야에서 좋은 관계를 발전시켜가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라이시 대통령 역시 "양자 협력을 포함해 모든 사안이 매우 빨리 발전되고 있다"고 화답했다. 하메네이는 이란도 핵 개발과 관련해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임을 겨냥해 "양국이 서방의 속임수에 넘어가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과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테헤란을 방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과도 각자 별도의 정상회담을 가졌다.
크렘린 궁은 이번 이란 순방과 정상회담을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재개와 지역 현안, 시리아 문제 등이 논의된다고 밝혔다. 특히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림궁 대변인은 이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의 이번 순방을 통해 양국의 전략적 협력과 은행및 금융 분야 협력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란 IRNA 통신은 이날 이란 국영석유회사 NIOC와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즈프롬이 이날 400억 달러 규모 천연가스 개발·투자 관련 협약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와 이란은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 1·2위 국가이다.
한편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6일 푸틴 대통령의 이번 테헤란 방문이 드론(무인기) 제공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백악관은 이날 푸틴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양국이 국제사회에서 얼마나 고립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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