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최근 옵티머스 펀드사기 사건과 같은 서민을 노린 대규모 경제 범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검찰이 범죄자에게 중형을 구형하고 범죄 수익을 철저하게 추적해 엄정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대검찰청은 21일 오전 서초구 대검 기자실에서 '서민 다중 피해 경제 범죄 엄정 대응 브리핑'을 열고 일선 검찰청에 서민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경제 범죄에 대해 엄정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2022.05.03 pangbin@newspim.com |
특히 수사 과정에서 공범 간 역할 주도와 이익 배분, 범죄수익 규모, 의도적 은닉 여부 등 명확한 범죄 혐의를 입증할 것을 지시했다. 아울러 파산, 가정 붕괴 등 2차 피해 유무를 적극적으로 조사해 피해자 중심의 양형 자료를 최대한 수집하라고 요청했다.
공판 과정에서는 범죄자에게 죄질에 상응하는 중형을 구형하고 피해자의 법정 진술권을 충분하게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또 선고 형이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적극적으로 항소하라고 했다.
대검은 또 범죄 수익을 철저하게 추적해 범죄로 얻은 이익을 박탈하고, 피해자들의 회복을 최대한 지원할 것을 지시했다.
검찰은 그동안 보이스피싱과 투자 사기, 다단계, 가상화폐 사기 범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철저한 수사와 양형 기준 강화, 엄정한 구형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
그 결과 최근 3200명의 피해자들로부터 1조1900억원 상당을 편취한 옵티머스사 대표의 징역 40년형이 확정되는 등 악질적인 경제 사범에 대한 선고형이 대폭 상향되고 있다.
700여명의 투자자들에게 펀드의 투자 구조 변경 등을 고지하지 않은 채 펀드 자금을 정상적으로 투자할 것처럼 거짓말해 2080억원을 편취한 자산운용 책임자는 지난달 항소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가상화폐에 투자하면 300% 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여 5만2219명으로부터 2조8765억원을 편취한 한 가상화폐 거래소 '브이글로벌' 대표 이모씨에게는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22년이 선고됐다.
전통시장 상인 700여명을 상대로 돈을 빌려주면 고율의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기망해 1359억원을 편취한 대부업체 운영자 또한 지난 1월 징역 18년을 확정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펀드와 가상화폐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피해를 본 청년과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는 실정이다. 이에 대검은 피해 회복에 중점을 두고 적극적으로 범죄 수익을 환수하겠다고 전했다.
신봉수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수사 과정에서 범죄 수익을 특정한 다음 실명과 차명 계좌를 추적하고, 몰수 추징이 선고되면 피해자에게 범죄 수익을 환수하는 절차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선청에서도 범죄 수익 환수 역량을 강화하고자 환수팀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몰수 추징금이 4300억 상당에 이르는 브이 글로벌 가상화폐 사기 사건에 대해서도 선고가 확정되면 환수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대검은 이와 함께 지난해 7월부터 서울중앙지검에서 시행하고 있는 '구속영장 천구 전 피해자 직접 면담제도'를 일선청으로 확대해 피해자의 진술권을 충분히 보장할 방침이다.
신 부장은 "법정에서 피해자가 그간 당한 고통과 개인 파산, 가정 붕괴 사례를 진술하면 구속 심사를 할 때 피고인의 죄질에 반영될 수 있다"며 "피해자들이 법정 진술 의사를 밝힐 경우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경제 범죄자들에게 지나치게 가벼운 형이 선고되거나 범죄 수익을 제대로 박탈하지 못해 범죄는 결국 남는 장사라는 그릇된 인식이 생겼다"며 "범죄는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법 원칙을 바로 세워 민생 피해를 예방하고 피해자 입장에서 강력히 대응해 중형이 선고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