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등에 반발해온 경찰 직장협의회를 만났지만, 양측은 서로 다른 입장차를 드러내면서 향후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 후보자는 2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경찰청장 후보자와 전국 직협대표 등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계급을 떠나 국민을 위해 정말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을 나누고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우리가 지향하는 바가 결국 같다는 공감대를 오늘 가졌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4시간 넘게 이어졌다. 간담회에는 윤 후보자를 비롯해 경찰 지휘부 10명이 참석했다. 직협 측에서는 여익환 서울경찰청 직협 위원장을 필두로 각 시도경찰청 직협에서 선출한 대표 19명이 나왔다.
윤 후보자는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경찰서장 회의가 오는 23일로 소집된 데 대해 "얼마든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보는데, 다만 총경이라는 위치 때문에 어떤 것이 최선인지는 검토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대우조선해양 공권력 투입에 대해선 "공권력 투입은 최후의 수단이기 때문에 그 전에 협상이 잘 타결되기를 저는 누구보다 희망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경찰청장 후보자와 전국 직협대표 등 간담회에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2.07.21 pangbin@newspim.com |
윤 후보자와 달리 민관기 청주흥덕경찰서 경찰직장협의회장은 "후보자가 현장의 의견을 전반적으로 청취했고 건의사항 등에도 소신껏 답변했다"면서도 "경찰국 신설에 대해서는 서로 의견 차이가 있어 평행선을 달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법상 논란이 되기 때문에 경찰국 조직 신설은 계속 반대할 것"이라며 "서울역과 용산역 근처에서 하기로 한 대국민 홍보전도 계획대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윤 후보자는 "어떤 경우에도 경찰의 중립성과 책임성이라는 경찰제도의 기본 가치가 훼손되지 않게 새로운 제도의 운영 과정을 면밀히 살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간담회는 경찰 지휘부와 현장 경찰의 이견만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후보자의 갈등 봉합 의지에도 불구하고 직협은 '경찰국 반대' 의사를 유지하면서다. 직협 회장단은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역, 용산역에서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내용의 전단을 배포할 예정이다.
또 총경급 경찰관들은 오는 23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최규식홀에서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열기로 했다. 경찰 지휘부가 내부 반발 수습에 주력하는 가운데 현장 지휘관들인 총경급 경찰관들이 집단으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는 행안부가 최근 발표한 경찰국 신설 등 경찰제도개선 방안의 주요 내용과 조치 사항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향후 경찰발전방안에 대해 참석자들간 진솔하게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또 경찰 인력 증원, 근속 등 승진제도 개선, 기본급 등 처우개선방안 등도 논의됐다.
경찰청은 "논의된 사항을 바탕으로 향후 발표안 이행과정에서 경찰 제도의 본질적 이념과 가치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면밀히 살펴나갈 것"이라며 "현장경찰이 책임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j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