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곡물을 흑해를 통해 수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협상안에 22일(현지시간) 서명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이후 사실상 봉쇄됐던 흑해 곡물 수출길이 다시 열리면서 세계적 식량 위기 해소와 곡물 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유엔, 터키의 협상단은 이날 터키 이스탄불의 돌마바흐체 궁전에서 만나 이같은 합의에 공식 서명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협상 당사자들은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을 위한 안전 항로를 마련하고 수송 선박의 안전을 최대한 보장키로 했다.
이번 협상에서 러시아는 오데사항을 비롯한 3개 항구를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의 흑해 항로를 통한 수출을 허용키로 했다. 유엔도 러시아가 흑해를 통해 곡물과 비료 수출을 할 수 있도록 보증했다.
이에따라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곡물, 러시아의 곡물 및 비료 수출이 각각 재개될 수 있게 됐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주요 곡물 수출국이지만, 러시아의 침공 이후 흑해를 통한 수출길이 막혔다. 이로인해 국제 곡물가가 폭등하고,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한 빈곤국의 식량위기에 대한 우려가 고조돼왔다.
이번 협상은 터키와 유엔의 중재로 이뤄졌으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정부 대표가 합의 서류에 함께 서명한 것은 지난 2월 침공 사태 이후 처음이다.
볼로드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번 합의에 따라 터키 이스탄불에 공동 조정센터가 설치, 운영된다. 4자 협상 당사자가 참여하는 공동 조정센터는 곡물의 안전한 흑해 수송을 보장하고, 이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게된다. 이와함께 우크라이나로 들어가는 선박에 무기가 실리지 않았는지도 감독할 예정이다.
협상 과정에서 러시아는 곡물 수송로를 터줄 경우 이를 이용해 우크라이나로 무기가 밀반입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이번 합의는 향후 120일간 유효하며, 갱신도 가능하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서명식에서 "이번 합의가 쉽게 이뤄지지 않았지만, 흑해 (운송)의 안전 표지가 될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볼로도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밤 이와 관련한 연설을 통해 "(이번 합의로) 지난해 수확한 2천만t의 곡물이 수출될 수 있고 올해 수확량도 수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우리는 100억 달러 가치가 있는 곡물들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라면서 "이는 우크라이나가 이번 전쟁을 버텨낼 수 있다는 또다른 증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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