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쌍용자동차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한 가운데 쌍용차 협력사로 이뤄진 상거래 채권단이 반발에 나섰다. 현금 변제율이 6%대로 1%였던 에디슨 모터스 때보다 나아졌지만 여전히 낮다는 것이다. 이에 내달 개최 예정인 관계인집회에서의 회생계획안 통과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전날 서울회생법원에 KG컨소시엄과의 투자 계약 내용을 반영한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회생계획안의 주요 내용은 KG컨소시엄의 인수대금 3355억원을 변제 재원으로 한 채무변제 계획과 최종 인수예정자의 지분율 보장을 위한 주주의 권리변경 방안이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모습. [사진=쌍용차] |
쌍용차는 3355억원 중 회생담보채권과 조세채권을 각각 산업은행과 정부에 변제한 뒤 남은 금액으로 상거래 채권단에 회생 채권을 상환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약 3938억원의 6.97%를 변제하고 나머지 93.21%는 대출금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출자전환에 나선다. 출자 전환된 주식의 현금 가치를 고려하면 실질적인 변제율은 36.39%에 달한다.
그러자 상거래 채권단이 6%대의 변제율에 반발하고 나섰다. 상거래 채권단은 전날 대통령실에 제출한 탄원서를 통해 "회생변제율 6% 및 출자전환을 통한 주식변제율 30%는 중소 협력사로서 감내하기 힘든 참담한 결과"라며 "지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제시한 1.75%의 터무니없는 현금 변제율보다는 다소 높아졌지만 실망감을 금할 수 없는 허탈감에 주저앉고 있다"고 토로했다.
회생계획안이 제출되면서 쌍용차 매각 작업까지는 내달 개최되는 관계인집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회생계획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관계인집회에서 채권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회생채권자 중 상거래 채권단의 비율은 80%에 달한다. 낮은 변제율을 이유로 상거래 채권단이 회생계획안에 반대표를 던지면 매각이 불발될 수 있는 것이다.
낮은 변제율은 지난 3월 에디슨 모터스가 쌍용차를 인수하려고 했을 때도 문제가 됐다. 에디슨 모터스 컨소시엄은 당시 1.75%의 현금 변제율을 제시했다.
당시에도 채권단은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를 통해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능력과 사업 계획을 신뢰할 수 없다. 쌍용차를 법정관리 체제로 유지하고 기업 가치를 높여 새로운 인수자를 찾을 수 있도록 추가적인 M&A 추진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결국 에디슨 모터스 컨소시엄은 관계인집회 연기를 요청했고 인수대금 2743억원을 내지 못해 계약이 해제됐다. 에디슨 모터스 컨소시엄은 관계인집회까지 가지도 못했지만 KG컨소시엄 역시 상거래 채권단의 반대로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쌍용차는 인수인과 이해관계인들의 채권 변제율 제고방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해 관계인집회 전 제출하는 회생계획안 수정안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인수대금 등을 고려할 때 상거래 채권단이 요구하는 50%대의 현금변제율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거래 채권단은 현금 변제율 50%가 어렵다면 주식변제율이 45~50%는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용원 쌍용자동차 관리인은 "회생계획안의 채권 변제율 등이 채권자 및 주주 등 이해관계인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회생계획이 인가될 경우 추가적인 운영자금 유입으로 공익채권 변제와 투자비의 정상적인 집행이 가능하게 돼 회사가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며 이는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들도 동반성장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차 토레스의 계약 물량이 현재 4만8000대에 이르고 친환경차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되는 등 경영여건이 크게 개선되고 있으므로 빠른 시일 내에 회사를 정상화해 채권자 및 주주들의 희생과 성원에 보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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