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이 기사는 7월 28일 오후 3시36분 AI가 분석하는 투자서비스 '뉴스핌 라씨로'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서울=뉴스핌] 배요한 기자 = 최근 국내 증시에서 무상증자만 발표하면 주가가 들썩이는 '무증 테마'가 극성을 부리는 가운데 엔지켐생명과학도 전일 무증 발표에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대규모 실권주를 떠안으며 의도치 않게 엔지켐생명과학 최대주주 올랐던 KB증권 처지에서는 손실을 줄여 지분을 처분할 기회를 얻게 됐다. 특히 KB증권은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라 기존 대주주보다 지분을 줄여야 하는 실정이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날 엔지켐생명과학은 보통주 및 전환우선주 1주당 신주 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실시키로 했다. 신주의 배정 기준일은 내달 18일, 상장 예정일은 오는 9월 21일이다.
무상증자 결정 소식에 전일 엔지켐생명과학의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하며 2만6150원을 기록했다.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개인은 엔지켐생명과학 주식 53만8000주(140억원)를 홀로 순매수하고,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각각 11만2000주(약 30억원), 41만1000주(107억원)를 팔아치웠다. 특히 금융투자에서 약 40만주의 매도 물량이 쏟아져 이는 KB증권 물량으로 추정된다.
지난 3월 엔지켐생명과학은 1685억원 규모 대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발행가 3만1800원)를 실시했지만 흥행에 실패하면서 대량 실권주(27.97%)가 발생하자 주관사인 KB증권이 전부 떠안고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이후 KB증권은 블록딜을 통해 지분 8.76%를 매각했고, 6월 20일 기준 엔지켐생명과학 지분 18.77%(261만5807주)를 보유 중이다.
만약 전일 기관의 대량 매도 주체가 KB증권이었다면 현재 약 15.8%(220만주)의 엔지켐생명과학 지분을 보유중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26일 공시된 손기영 외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12.14%(169만1884주)로 KB증권이 금산법 이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50만주 이상의 지분을 추가 처분해야만 한다.
금융당국은 KB증권의 지분율이 20%를 하회하더라도 최대주주의 지위가 유지될 경우 일정 기간 안에 기존 대주주(손기영 엔지켐생명과학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 보다 낮은 지분을 보유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KB증권은 엔지켐생명과학이 마땅한 호재성 이슈가 없는 가운데 금산법 이슈로 지분을 정리해야만 했다"면서 "무증 테마를 통한 주가 상승으로 KB증권의 오버행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대량 매수 주체가 개인투자자들이었던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일 주가 상승이 호재나 펀더멘털 측면이 아닌 테마성으로 움직이면서 무증 결정이 최대주주의 물량 떠넘기기 용도로 사용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5일 무분별한 무상증자 테마주 투자에 경고장을 날리기도 했다. 무상증자는 외부 자본이 회사에 유입되지 않아 실질적으로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무상증자 가능성이나 결정 공시만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고 투자를 하는 경우에는 일정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시세조작이 우려되는 건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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