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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거리에서 논어를 읽다' 코로나후 공맹의 고장 산둥 지닝에 가보니 <4>

기사등록 : 2022-08-02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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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둥 취푸 공자사당 향불 피우고 참배
유학을 숭상하고 공맹을 떠받드는 공산당
20차 당대회 중국, 공자선양이 중화부흥

<3회에서 이어짐>

[지닝시 취푸(산둥성)=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취푸시(曲阜, 산둥성 지닝시 산하 현급시) 공묘에서 10분 거리에 취에리빈사(阙里宾舍)라는 옛스러운 모습의 아담한 호텔이 있다. 독특하게도 이 호텔에는 과거 이곳에서 묶었던 명사들의 기념 사진이 연도별로 파노라마처럼 로비 벽면에 전시돼 있다.

장쩌민 전 총서기와 주룽지 전 총리 등 중국 지도자는 물론 외국 정상급 원수들의 숙박 기념 사진이 도배를 하다시피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모두가 공묘와 공부, 공림(3孔)을 다녀간 흔적들이다. 전시물 중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일성 전 북한 주석의 기념사진도 1996년, 1991년에 각각 이곳에 묵었다는 설명문과 함께 걸려 있다.

2022년 7월 28일 취에리 빈사 호텔의 직원은 취푸는 아마 수도 베이징을 빼놓고 시안(西安)과 함께 외국 정상들이 가장 많이 다녀간 도시일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은 그들의 상당수가 바로 공묘(孔廟) 지척에 있는 취에리 빈사에서 묵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22년 7월 29일 산둥성 지닝시 취푸의 취에리 빈사 호텔 로비에 이곳 빈사에서 묵은 중국과 세계 지도자들의 기념 사진이 전시돼 있다.  사진 위 왼쪽에 북한 김일성 주석 사진(1991년 방문)이 보이고 아랫줄 오른쪽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숙박 기념 사진(1996년 방문)이 걸려있다.  2022.08.02 chk@newspim.com

하지만 취푸 공묘를 참관한 유명한 인물은 취에리 빈사 호텔애 기념 사진으로 전시된 이들이 전부가 아니다. 비록 취에리 빈사에 묵지는 않았지만 일찌기 1920년 마오쩌둥이 이곳 취에리 거리를 다니며 공묘에 절하고 향불을 피웠다는 사실이 기록으로 전해진다.

베이징의 중국인 친구는 공자의 고향 취푸로 취재를 간다고 하자 일찌기 1920년 마오쩌둥도 청년시절 취푸의 공자사당 공묘에 들러 향불을 피우고 참배한 적이 있다며 공산당 창당 전야를 배경으로 한 각성연대라는 드라마에도 이 사실이 소개되고 있다고 일러줬다.

'향불 피웠냐. 뭘 기원했나. 나는 공자 숭배자다. 기회가 되면 나도 취푸에 가서 공묘에 참배하겠다' (천두슈)

'공자를 비난할 일이 아니다. 공자는 하나의 초상화다. 후대인들이 초상화를 어떻게 걸고 활용하느냐의 문제다'(마오쩌둥}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22년 7월 29일 산둥성 지닝시 취푸의 취에리 빈사 호텔 인근 공자 사당 공묘 옆 길거리 기념품 가게 매대에 마오쩌둥의 미니어처 동상이 진열돼 있다.    2022.08.02 chk@newspim.com

TV드라마 각성연대에는 공산당 창당 한해 전 사회주의에 물든 청년 마오쩌둥이 중국 공산당 창시자중 한명인 천두슈와 나누는 대화 한토막이 소개되고 있다. 베이징에서 와 취푸(공묘)를 구경한 뒤 상하이로 간 마오는 천두슈와 만나 공묘 참배를 놓고 이런 대화를 나눴다.

청년 마오쩌둥의 취푸 공묘 참배에 대해 팩트가 궁금했는데 마침 7월 28일 취푸시 시위 메이화(梅花) 선전부장과 만날 기회가 생겨 체크를 하니 '맞다'고 대답한 뒤 고맙게도 관련 자료 사진을 찾아서 웨이신으로 보내주겠다고 말했다.

유교(유가사상)는 수천년에 걸쳐 중국 봉건 체제 유지의 기틀이 돼왔다. 중국 공산당은 그런 봉건체제를 타도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럼에도 중국 초기 사회주의자들은 공자나 유교를 그토록 극렬하게 부정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중국 공산당의 유교관은 역사의 부침과 시대에 따라 모습을 달리했다.   <5회로 이어짐>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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