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한국과 미국·중국·일본·러시아 외교장관들이 오는 3일부터 사흘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북핵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갈등 등 글로벌 이슈를 놓고 치열한 외교전을 펼친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첫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회의에 참석하는 계기에 아세안 국가 외교장관들과의 회담은 물론, 한미·한일 등의 양자회담도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9일 화상으로 개최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SEAN Regional Forum·ARF) 고위관리회의 2022.6.10 [사진=외교부]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 등도 각각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며, 각국 장관들과의 양자회담도 추진중이다.
특히 ARF는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다자 안보 협의체다. ARF 회의에는 아세아 10개 회원국을 비롯해 남북한과 미국·중국·일본, 그리고 유럽연합(EU) 등 총 27개 국가·지역이 참가한다.
북한에선 ARF 외교장관회의에 최선희 외무상이 아닌 안광일 주인도네시아 대사 겸 주아세안 대표부 대사를 참석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사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화상으로 열린 2020년과 2021년 회의에도 북한 외무상을 대신해 참석했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를 계기로 박 장관과 안 대사의 '조우' 가능성도 예상된다.
외교가에선 이번 ARF 외교장관회의 뒤 발표될 의장성명에 북한 핵·미사일 개발 문제나 우크라이나 사태, 미중갈등 등 현안에 대한 참가국 간 의견조율이 어느 수준으로 나타날지에 주목하고 있다.
각국 대표들은 이미 ARF 회의 의장성명 문안 조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각에선 각국이 주요 현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성명 채택이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ARF 등 아세안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한미일과 북중러 간 이견이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교부에 따르면 박진 장관은 이번 회의 참석을 계기로 아세안 10개국 등 주요국들과의 양자회담 일정을 조율 중이다. 다만 박 장관은 지난 6~7월 미국과 일본을 다녀온 데다, 이달 중국 방문도 예정하고 있어 미중러 외교장관들과의 양자회담 개최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안은주 외교부 부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아세안회의에 정부가 중점을 주고 있는 의제에 대해 "정부가 한반도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계속 점증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서 북한 관련한 여러 국제사회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이에 관련한 공조방안을 만들어내는 것에 중점을 두고자 한다"고 말했다.
안 부대변인은 "기타 아세안에서 논의되는 여러 가지 다양한 국제의제라든지 지역의제에 대해서도 활발히 참여하여서 이번에 결과물이 나오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아세안 외교장관회의는 오는 11월에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를 준비하는 성격"이라며 "박 장관은 이번 회의 계기에 신정부의 아세안 중시 정책을 설명하고 북핵문제 등에 대한 아세안 국가들의 지지와 협력을 확보하는 계기로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계기에 그동안 박 장관이 직접 만나지 못했던 아세안 국가 외교장관들과의 양자회담을 추진중"이라며 "한미일과 한일, 한중 외교장관회의 등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리는 아세안관련 외교장관회의 기간 중에는 오는 4일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시작으로 5일 'EAS(동아시아정상회의) 외교장관회의'와 'ARF 외교장관회의'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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