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우리나라 최초의 달 탐사선(KPLO) '다누리'의 발사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우주개발 강대국에 이어 우리나라도 심우주 탐사 시대를 열 수 있게 된다.
국민 6만여명이 동참해 이름을 정한 우리나라 첫 달 탐사선 다누리는 오는 5일 오전 8시 8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네버럴 우주군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팔콘9 발사체에 탑재돼 발사된다.
다누리는 극저온·고온, 전자파 시험 등 우주 환경 모사 시험 및 표면 다층 박막 단열재(MLI) 장착 등 모든 장비의 점검이 마무리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자들이 오는 8월 발사를 앞둔 다누리에 대한 최종 점검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자료=한국항공우주연구원] 2022.06.04 biggerthanseoul@newspim.com |
총중량 678kg, 크기 2.14m x 1.82m x 2.19m인 다누리는 전용 특수 컨테이너에 실려 지난달 5일(한국시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출발, 인천공항을 통해 발사장인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네버럴 미 우주군기지로 이송됐다.
다누리에 실리는 탑재체는 ▲감마선 분광기 ▲우주인터넷탑재체 ▲영구음영지역카메라(쉐도우캠) ▲자기장측정기 ▲광시야편광카메라 ▲고해상도카메라 등이다.
발사 후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의 협력을 통해 탄도형 달 전이방식(BTL) 궤적을 따라 항행하게 된다. 이 BTL 방식은 다른 궤적에 비해 이동거리가 길지만 연료를 상당량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발사 후 달까지 약 4.5개월 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행성과 위성 사이에서 중력이 평형을 이루는 위치인 라그랑주 포인트에서 태양과 지구 중력을 활용해 지구방향으로 궤적을 수정하게 되며 지구로부터 최대 150만km까지 항행한 뒤 달에 접근하게 된다. 이때 2~9회의 궤적 조정이 예상된다.
발사체로부터 분리 이후 달 탐사선 전이궤적 및 달 궤도 진입과정 [자료=한국항공우주연구원] 2022.06.04 biggerthanseoul@newspim.com |
이후 달 궤도에 오는 12월께 진입해 달 상공 100km에서 달 극지방을 지나는 원 궤도로 운용된다. 내년 1월께 달 궤도 진입 후 탑재체 초기동작 점검 및 본체 기능 시험 진행이 이뤄진다. 이후 2월부터 12월까지 정상적인 임무에 들어간다.
달 상공 100km의 임무 궤도를 하루 12회 공전하며 달 관측 및 과학기술 임무 수행, 안테나를 통한 관측 데이터 수신 등 임무를 진행한다. 달 탐사선의 안정적인 궤도 유지를 위한 거리 측정 및 궤도 기동을 수행하고 태양 입사각 변화에 따른 열 조건 유지를 위한 회전 기동도 수행한다.
다누리의 달 전이 과정 및 달 궤도 임무 수행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임무운영센터의 관제를 통해 진행된다. 임무운영센터는 다누리 관제 및 운영을 총괄 통제하는 곳이다. 다누리 초기운영 관제를 위해 지금까지 6개월 가량 약 60명의 운영 인원이 참여한 가운데 총 6번, 216시간에 걸쳐 리허설을 실시하며 임무 수행을 준비해 왔다.
임무운영센터는 국내 최초로 구축한 심우주지상안테나(경기 여주, 직경 35m급) 및 NASA 심우주네트워크(DSN)와 연동되며 명령 전송, 상태 정보 수신, 임무 계획 수립, 궤도 결정, 기동계획 수립, 탑재체 데이터의 수신 및 배포 등을 수행하게 된다.
우리나라 달 탐사선 개발은 2007년 발표된 우주개발사업 세부실천로드맵에 담기면서 시작됐다. 당시 목표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달탐사위성(궤도선) 1호 개발 후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달탐사위성(착륙선) 2호 개발에 나선다는 것이다.
다만 그동안 정권 교체 속에서 사업이 앞당겨졌다 미뤄졌다 하면서 올해 들어서야 달 탐사선을 발사할 수 있게 됐다. 다누리는 2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먼저 미국과의 실질적인 협력을 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우리나라 첫 달탐사선인 다누리에 탑재돼 임무를 수행하는 미국 쉐도우캠의 예상도. [자료=한국항공우주연구원] 2022.06.04 biggerthanseoul@newspim.com |
지난해 5월 27일 우리나라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아르테미스 약정(Artemis Accords)에 서명했다. 미국은 1970년대 아폴로 프로젝트 이후 50여년 만에 달에 우주인을 보내기 위한 유인 달탐사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 위한 국제협력 원칙으로서 '아르테미스 약정'을 수립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NASA(미국)와 일본, 영국, 이탈리아, 호주, 캐나다, 룩셈부르크, UAE 등 국가가 약정에 서명했다. 한달 뒤에는 우크라이나가 추가로 참여했다. 이번 서명으로 우리나라는 아르테미스 약정의 10번째 서명국이 됐다. 이를 통해 한·미 양국 간 우주분야의 협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첫 협력이 바로 이번 다누리에서 시작된다. 이미 다누리는 NASA의 도움으로 개발이 진행됐으며, NASA의 쉐도우캠(ShadowCam)도 탑재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기여할 계획이다. 쉐도우캠은 아르테미스 미션의 착륙 후보지 탐색을 위한 달 극지방 영구음영지역의 촬영을 담당할 예정이다.
또 하나는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심우주 탐사에 나서는 역사적인 임무를 수행한다는 점이다.
최소한의 연료를 탑재해 최대한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택한 궤도가 바로 탄도형 달 전이방식(BTL) 궤적이다. 지구로부터 150만km를 돌아 달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이 궤적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2~9회의 궤도수정 이외에도 달 접근 시 속도를 줄여 5차례에 걸쳐 포물선 궤도를 돌아 달 상공 100km 궤도에 안착해야 한다.
과정마다 변수가 많아 순탄치 않은 여정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처음으로 달 뒷면을 탐사하게 된다. 심우주 탐사의 전초기지라고 할 수 있는 달의 모든 지형을 조사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처음으로 심우주 탐사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맞이 하게 된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며 "달 탐사를 통해 향후 우리나라도 우주강대국과 다양한 우주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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