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사면초가'에 놓인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의 행보가 주목된다.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로 체제 전환을 시작한 상황에서 사실상 탄핵을 당하게 되는 이 대표에게 남은 카드는 법적 대응인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가 할 수 있는 가능성 높은 법적 대응은 '가처분 신청'이다. 현재는 비대위 전환 의결에 대한 가처분과 만일의 상황에서 열릴 조기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당대표에 대한 무효 가처분 가능성이 거론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성 상납 증거 인멸 교사' 의혹 관련 중앙윤리위원회를 마친 뒤 나서고 있다. 2022.07.08 kilroy023@newspim.com |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뉴스핌과 통화에서 "최고위원들이 사퇴를 한 이후에도 의결을 하는 등 비대위 전환으로의 절차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하면 꽤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대표의 임기가 남아 있는데, 전국위원회를 통해 직무대행이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임하도록 하겠다는 것 자체도 문제여서 가처분 신청을 하면 승소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시기에 대해서는 "세부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도 통화에서 "이준석 대표는 소송을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다만, 시점은 조기 전당대회 이후로 내다봤다. 그는 "조기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당대표에 대한 무효 소송을 할 것"이라며 "이 대표 자신이 대표를 할 건지 사퇴를 할 건지 둘 중 하나밖에 없는 간단한 문제"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당내 상황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입장을 내고 있다. 전날(2일)에는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후 표결을 한 배현진, 윤영석 의원을 저격하며 "절대반지를 향한 그들의 탐욕은 계속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표는 3일에도 서병수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이 "오는 5일과 9일 각각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힌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또 한차례 메시지를 냈다.
그는 "그 사이에 끼리끼리 이준석 욕하다가 문자가 카메라에 찍히고 지지율 떨어지니 내놓은 해법은 이준석의 복귀를 막는다는 판단이다. 어떻게든 실현 시키기 위해 당헌·당규도 바꾸고 비상 아니라더니 비상을 선포한다. 우리 당은 비상 상태가 아니다"라며 질타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성 상납 증거 인멸 교사' 의혹 관련 중앙윤리위원회를 마친 뒤 나서고 있다. 2022.07.08 kilroy023@newspim.com |
지금 상황에서 이 대표가 전면전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앞서 언급한 관계자는 "법적 대응 이외에는 당원과 국민 속으로 나아가는 행보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 대표 측 한 관계자는 '이 대표의 행보'에 대한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당장은 적극적 조치를 취하기 보다 상황을 지켜보는 쪽을 택할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 뒤 내년 1월 이전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하는 과정에서 당헌·당규를 개정하지 않은 채 잔여 임기만 채우는 새 당대표를 선출할 경우에도 복귀 가능성은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이 대표가 차기 당권 도전에 나서는 시나리오도 가능성 있다"며 "다만 경찰 수사 결과가 부정적이지 않아야 하고 이 대표를 지지하는 여론이 높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7월 8일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6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았다. 성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무혐의가 나올 경우 당원권 정지 징계는 내년 1월에 풀린다. 이에 그다음 개최될 전당대회에 출마할 수 있는 자격 요건은 갖추게 된다.
ycy148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