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지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전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을 봤느냐'고 말한 데 대해 "나와서는 안 되는 발언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4일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의 발언을 직접 언급하며 '처음'으로 직격했다. 이 대표의 게시글은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을 옹호하는 데서 나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3월 10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위 해단식에서 이준석 대표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22.03.10 leehs@newspim.com |
이 대표는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눈을 의심하게 하는 증언"이라면서 "박민영 대변인이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이준석 대표 축출 수순이라는) 이 상황이 발생했다면 상당한 유감"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부실 인사와 인사 실패라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에 "그럼 전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을 봤는가"라고 반문했다. 당시는 김승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송옥렬 전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와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둘러싼 자질 논란이 한창이었던 때다.
이날 이 대표가 페이스북에 공유한 조선일보 '尹 대통령, 참을 인(忍) 자 세 번만 쓰길'이란 제목의 칼럼은 최근의 지지율 폭락과 관련해 "이 사태(지지율 30% 선마저 무너진 것)의 시작은 국민의힘 박민영 청년대변인이 내놓은 논평이라고 짐작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칼럼 필자는 윤 대통령이 지난 5일 출근길 기자들에게 "그럼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는가"라고 답을 한 데 대해 바로 그날 박 대변인이 페이스북에 "민주당도 그러지 않았느냐는 대답은 민주당의 입을 막을 논리가 될 수는 있겠지만, 민주당처럼 하지 말라고 뽑아준 거 아니냐는 국민의 물음에 대한 답변은 될 수 없다"고 쓴 것을 지적했다.
필자는 이를 두고 박 대변인이 윤 대통령을 비판한 것이라고 했다.
필자는 "정치를 오래 취재했지만 여당 대변인이 자기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처음 봤다. 과문한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대변인은 객관적인 시각을 가져야 하는 언론인이 아니다. 당의 방패이자 창이다"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더구나 자기 당 대통령의 문제라면 무조건적인 방어 대상이었다"며 "역대 대변인들도 사석에선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지만 공개적인 대통령 비판은 금기 중의 금기"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지난 1월 2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열린 'MZ세대라는 거짓말' 북 콘서트에서 저자인 박민영 국민의힘 청년보좌역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01.28 kilroy023@newspim.com |
이 대표는 이 칼럼 내용과 관련 "박민영 대변인은 59초 쇼츠공약을 만들기 위해 대선기간 중에 불철주야 노력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을 너무나도 원했던 사람이다. 대선 이후에도 당당하게 경쟁선발로 우리 여당의 대변인 자리를 맡은 사람"이라고 방어했다.
이어 "대선이라는 전장에서 논리로 치열하게 방송에서 상대와 맞붙었던 선무공신이고, 후보 옆에서 심기경호하고 다니던 호성공신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또 "저는 대표 취임 이후 대변인단이 쓰는 어떤 논평에도 이걸 쓰라는 이야기, 저걸 쓰지 말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면서 "제 그 철학은 당에 있는 모든 사람이 잘 알고 있고 깨지지 않은 원칙"이라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인선 관련 발언에 대한 비판과 함께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의 처신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 발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영상에 잡혔지만 강인선 대변인이 이 발언에 대해 언론인들에게 해명하거나 보충하는 모습보다는 발언 직후 만면에 미소를 띠고 대통령을 따라가는 모습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박 대변인을 강 대변인과 비교하며 추켜세우기도 했다. 이 대표는 "강인선 대변인은 할 일을 하지 않았고, 박민영 대변인은 할 일 이상을 용기와 책임의식을 갖고 했다"고 평가했다.
끝으로 "대통령실은 이 발언이 잘못됐다는 것을 지적할 용기도, 뭔 일이 난 상황에서 이것을 교정하겠다는 책임의식도 없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kime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