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기술의 민간 이전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한국항공우주(KA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맞붙을 예정이다. 국내 우주사업을 누가 먼저 주도할 것인지 벌써부터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지난달 28일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 기술 민간기업 이전 입찰 공고와 함께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KA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 등도 참석했다.
사업 입찰 마감은 오는 30일까지로 정부는 오는 9월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사업 기간은 오는 2027년까지 6년으로 총 6874억원의 국비가 투입된다.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은 지난달 성공한 '한국형 발사체 개발사업'의 후속 사업으로, 누리호의 제작 기술을 향상시키고 제작 공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게 목표다.
[고흥=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 및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 실제 기능이 없는 모사체(더미) 위성만 실렸던 1차 발사와 달리 이번 2차 발사 누리호에는 성능검증위성과 4기의 큐브위성이 탑재됐다. 2022.06.21 photo@newspim.com |
이 사업에서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되면 항우연으로부터 설계, 제작, 시험, 발사 운영 등 한국형발사체 개발 전 주기에 해당하는 기술을 이전 받게 된다. 미국의 테슬라 창업주인 엘론 머스크가 주도하는 우주여행사업인 '스페이스X' 프로젝트가 한국에서도 설계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누리호 기술 이전을 받을 경우 향후 국내 우주사업을 주도할 수 있는 만큼 신청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입찰에선 KA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업체 모두 누리호 개발사업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KAI는 지난 누리호 개발사업에서 300여 민간 기업이 제작한 부품을 총조립했다. KAI는 지난 2014년부터 한국형 발사체 체계총조립에 참여했고, 2016년부턴 누리호 1단 추진제탱크 제작을 맡아 기술 자립 역량을 확보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주 발사체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엔진 제작에 강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에 6개의 엔진을 조립해 납품하기도 했다. 특히 1단용 75톤(t) 액체 엔진은 독자 기술로 개발해 비행시험을 통해 성능 검증까지 마친 최초의 우주발사체 제품이다.
게다가 한화그룹은 향후 5년간 37조6000억원 가량을 투자하기로 한 가운데 방산·우주항공 분야에만 2조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또 최근 방산사업을 한데 모아 합병해 덩치를 키운만큼 우주사업 비중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세계 우주산업 성장성은 크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세계 우주산업 시장은 오는 2040년 1320조원 수준까지 성장할 예정이다. 메릴린치는 최소 3500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주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활발히 일어나면서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들이 새롭게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글로벌 우주 산업은 급격히 성장함과 동시에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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