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의 해법을 논의하는 민관협의회가 피해자 측이 불참한 가운데 9일 3차 회의를 개최했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조현동 1차관 주재로 한일관계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3차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3차 회의는 지난달 14일 2차 회의가 열린 지 26일 만이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관련 민관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7.04 [사진=외교부] |
외교부 관계자는 "금번 3차 협의회에서는 지난 1차(7.4.), 2차(7.14.) 협의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해결 방안 등에 필요한 요소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이 있었다"며 "정부는 향후에도 피해자 측 및 전문가들과 강제징용 문제 관련 해법 모색을 위한 소통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교부가 지난달 강제징용 배상과 관련해 '외교적 노력'을 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것에 대해 피해자 측이 "기만 행위"라며 불참을 선언해 향후 민관협의회에서 의미 있는 의견 교환과 해법 마련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피해자 측이 참여한 민관협의회는 2차로 사실상 종료된 상황이다.
윤덕민 주일대사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배상을 거부하고 있는 일본 기업의 국내자산 현금화 문제와 관련해 "동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도 피해자 측의 반발을 샀다.
윤 대사는 전날 전범기업인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국내재산 매각과 관련해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안(일본기업의 배상 참여와 사과 등)을 100% (일본이) 받아들였다면 현재의 한일관계가 이렇게 되지 않았겠지만 일본은 이를 다 수용하기에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수준"이라며 '현금화 동결'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 지원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는 "일본 정부의 눈치만 보며 굴종 외교에 급급한 윤석열 정부에게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기대할 수 있을지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윤 대사의 사퇴를 요구했다.
사단법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도 논평에서 "일본대사의 입에서 나올법한 소리를 한국대사가 하다니 개탄스럽다"며 "대통령은 피해자의 정당한 권리에 재를 뿌리는 것을 넘어, 국민들한테도 굴욕감을 안 긴 윤 대사를 당장 해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대사의 발언이 외교부와의 조율을 거쳤는지 묻자 "해당 발언은 현금화가 이루어지기 전에 바람직한 해결방안을 도출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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