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중국이 당초 7일까지 실시한다고 했던 군사훈련을 계속 이어가는 가운데 대만을 둘러싼 중국의 군사훈련이 장기화할 경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세력 확장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쑹궈청(宋國誠) 대만 국립정치대학 국제연구센터 연구원은 "중국의 군사훈련 일상화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지 않기로 한 양측의 암묵적 합의를 깨뜨렸을 뿐만 아니라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크게 높였다"며 "이는 미국을 더욱 자극해 나토의 아태 확장을 부추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만은 중국의 상시적인 위협에 맞서 한국, 미국, 일본,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와 군사안보동맹을 형성해 중국을 빈틈없이 포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화아태교류협회 왕즈성(王智盛) 사무총장은 "중국 공산당의 군사훈련은 글로벌 해운과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대만해협의 내해화를 반대하는 국가들 간 역내 군사협력동맹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대만야후신문은 9일 논평을 통해 "중국의 군사훈련으로 대만, 미국, 일본 간 군사동맹은 더욱 공고해져 '아시아 리틀 나토'의 면모가 은연 중에 드러났다"고 밝혔다.
매체는 "중국의 군사훈련 기간에 대만은 미국, 일본과 군사 정보를 교류했다"며 "미국은 중국의 군사훈련에 대응하기 위해 필리핀 해 인근에 항공모함을 배치했고 일본은 미사일 이동 경로에 대한 정보를 대만에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8월 9일 대만 남부 핑둥(屏東)현 헝춘공항에서 무인항공기(UAV) '알바트로스'가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편 중국 국방부는 9일 "대만을 관할하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가 대만 주변 해상과 하늘에서 실전 합동훈련을 계속한다"며 "이번 훈련은 연합 봉쇄와 연합 보장 지원을 중점적으로 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훈련의 구체적인 장소와 종료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중국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4일 정오부터 나흘간 대만해협을 둘러싼 6개 구역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중국은 7일 정오에 군사훈련을 끝내겠다고 공지했지만 8일에 이어 9일에도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이날 오후 5시까지 중국 전투기 45대와 군함 10척이 대만해협 주변에서 훈련하는 것을 포착했다며 그중 16대의 전투기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침범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만이 군사적 맞대응에 나서면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긴장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8일 대만 국방부는 9일과 11일 양일에 걸쳐 대만 핑둥(屏東)현 인근에서 155mm 곡사포 78문을 배치하고 155mm 곡사포와 120mm 박격포 6문을 동원한 대규모 포사격 훈련을 실시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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