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국민의힘이 '주호영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9일 전국위원회와 의총을 열고 비대위 전환을 위한 당헌 개정과 주호영 비대위원장 임명까지 하루 만에 마무리하는 등 속도전에 나섰다. 그러나 극심한 내홍 속에서 출범한 비대위가 순항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이준석 전 대표 소송 리스크가 있다. 이 전 대표 측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총력 저지에 나서면서 비대위는 출범과 동시에 법정 공방을 치르게 됐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된 주호영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8.09 photo@newspim.com |
이준석 대표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처분 신청을 하고 신당 창당은 없다"며 대표직 복귀를 위한 법적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 등이 모인 오픈 채팅방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국바세)는 지난 8일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오프라인 토론회를 여는 동시에 집단소송과 탄원서 준비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반격의 빌미를 잡은 이 대표와 친윤계와의 갈등은 더욱 첨예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비대위가 출범하더라도 '식물 비대위'로 전락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비대위의 활동 기간과 성격도 갈등 요소 중 하나다. 비대위 활동 기간은 전당대회 개최 시점과 연결되는데, 전당대회 개최 시기에 따라 당권 주자들의 유불리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당 내부에서는 비대위 성격을 두고 안정적인 당 운영을 주장하는 '관리형'과 비대위 권한을 강화해 당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개혁형' 비대위를 주장하는 목소리로 갈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전당대회를 위해 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두면 '관리형 비대위', 더불어 당의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면 '혁신형 비대위'로 보고 있다. 관리형 비대위는 조기 전당대회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도 혁신형 비대위와 차이가 있다.
즉 정기국회를 마무리한 뒤 내년 초 전당대회를 하는 '5개월 이상'으로 가자는 의견과 9~10월 조기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2개월'로 가자는 의견도 맞서고 있다.
주 위원장은 지난 9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 비대위를 관리형과 혁신형이 혼합된 형태라고 생각한다"고 정의했다. 그는 "우리 비대위는 혁신과 변화를 견인하는 동시에 전당대회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비대위 성격을 지으면 혁신형 관리 비대위라고 명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5개월 이상으로 가자는 의견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지만, 활동 기간 문제는 '관리형' 혹은 '혁신형' 등 비대위 성격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다. 그러다 보니 당분간 총의를 모으는 과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화상의원총회가 열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8.09 photo@newspim.com |
현재 차기 당권 경쟁구도는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 2강 체제가 유력하다. 하지만 비대위 체제가 내년 초로 넘어가면 당권 주자인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4월까지가 임기인 권 원내대표가 임기를 수행한 뒤 당 대표에 도전하는 게 호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비대위 인적 구성도 뇌관이다. 친윤계의 드라이브로 비대위가 출범한 상황에서 위원 다수가 친윤계로 이뤄진다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주 위원장은 1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계파) 시비에서 자유로운 구성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주 비대위원장은 '윤핵관'과 친윤(친윤석열)계를 배제할 건지 묻는 질문에도 "그런 시비에서 자유로운 구성을 하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외부 인사 2~3명을 포함한 9명으로 비대위를 구성할 방침이다. 주 위원장은 늦어도 다음 주 초까지 비대위원 인선을 마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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