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에서 7월 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도 둔화했다. 휘발유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물가 압력을 완화했다.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 가능성을 알리는 결과에 시장에서는 9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빠르게 후퇴하며 0.5%포인트 인상으로 분위기가 기울고 있다.
미국 맨해튼 슈퍼마켓에서 식료품을 사는 소비자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간)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8.5%, 전월 대비로는 보합(0.0%)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다우존스 전문가 사전 전망치(전년비 8.7%, 전월비 0.2%)를 밑도는 결과다.
헤드라인 CPI는 6월(전년비 9.1%, 전월비 1.3%)에 비해서도 상승세가 크게 둔화했다. 식료품 가격과 주거비가 전월보다 각각 1.1%, 0.5% 상승했지만, 에너지 가격과 휘발유 가격이 4.6%, 7.7% 급락하며 이를 상쇄했다.
변동성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수치 역시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다. 6월에 비해서도 상승세가 둔화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헤드라인 CPI는 상승세가 둔화하겠으나,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로는 상승세가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헤드라인과 근원 CPI 모두 6월에 비해 상승세가 둔화하거나 보합에 머물렀고, 시장 예상치도 밑돌았다.
7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5.9%, 전월대비 0.3% 오르며 시장 전망치(전년비 6.1%, 전월비 0.5%)를 하회했다. 6월에는 전년 대비 5.9%, 전월 대비로는 0.7% 각각 상승했었다.
◆ 식료품 가격 1979년 이후 최대폭 상승, 에너지·휘발유 가격은 4.4%, 7.7% 하락
지난달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건 식료품 가격이었다. 7월 식료품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0.9% 오르며 지난 1979년 5월 이후 가장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전월 대비로도 1.1% 올랐다.
반면 에너지 가격과 휘발유 가격은 전월 대비 4.6%, 7.7% 하락하며 물가 수치를 끌어내리는 데 일조했다. 다만 에너지 가격은 전년 대비로는 32.9% 급등했다.
미국 할리우드 한 주유소 전광판의 비싼 가솔린 가격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전체 CPI 지수에서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 비용도 6월 전월 대비 0.6% 오른 데서 7월 0.5%로 상승세가 둔화했다.
중고차 가격과 의류 비용 역시 전월 대비 각각 0.4%, 0.1% 하락했으며, 항공요금이 전월비 1.8%, 전년비 7.8% 하락한 데 힘입어 운송 서비스 비용도 전월보다 0.5%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 '시장은 환호'...미 주가지수 선물·비트코인 급등 VS 달러화지수, 국채금리↓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 가능성을 가리키는 7월 CPI 수치가 나오자,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10일 CPI 발표 전까지만 해도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67.5%로 반영하던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CPI 발표 직후 9월 0.75%포인트 가능성을 39.5%로 대폭 낮췄다. 대신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60.5%로 치솟았다.
한국시간 기준 10일 CPI 발표 전후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금리 인상 가능성 [사진=CME그룹 데이터] koinwon@newspim.com |
CPI 발표를 초조하게 기다리던 시장도 인플레이션 둔화를 알리는 7월 수치에 환호했다. 발표 전 소폭 상승세를 보이던 미 주가지수 선물은 일제히 상승폭을 1% 넘게 확대했다. 나스닥 지수는 2% 넘게 속등했다.
2만3000달러 초반에 머물던 비트코인 가격도 3% 넘게 상승폭을 확대하며 2만4000달러를 돌파했다.
반면 미 달러화 지수와 미 국채 금리는 하락하고 있다. 미 달러화 지수는 1% 넘게 급락하며 105.19를 가리키고 있으며,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발표 전의 2.89%에서 2.746%까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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