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80년만에 쏟아진 집중호우가 고가의 수입차가 많은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수입차 피해건수는 3000대, 피해규모는 7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손해보험사들의 피해보상금액도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등할 것으로 우려되면서 하반기 자동차보험료 인상 가능성이 대두된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올림픽대로와 올림픽대로 진출입로 2022.08.10 hwang@newspim.com |
10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8일부터 전날 오후 6시까지 집계된 손보사 12곳의 자동차 피해건수는 8600건, 손해금액은 약 1184억1000만원으로 추정된다. 그 중 국산 자동차는 5771건에 492억8000만원, 수입차는 2829건에 691억3000만원이다. 이는 지난 2002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집중호우 등에 따른 차량 피해 현황 [표=손해보험협회] 이은혜 기자= 2022.08.11 chesed71@newspim.com |
특히 이번 폭우가 수도권 중에서도 전문직과 자산가가 많은 서울 강남에 쏟아지면서 초고가 차량의 피해접수가 늘고 있다. 여기에는 5억원에 달하는 페라리와 2억3000만원의 벤츠S클래스, 1억8000만원의 포르쉐 파나메라, 1억7000만원의 벤틀리 등 초고가 차량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차량의 가액이 높을수록 보험사들의 손실은 더 커질 수 밖에 없어 손보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3년 경남·경북·부산·강원 지역의 태풍 매미로 인한 피해차량 대수는 4만1042대, 피해금액은 911억원으로 집계됐는데, 2011년 서울·부산·경남 지역의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차량 대수는 1만4602건으로 2003년보다 적었으나 피해금액은 993억원으로 더 많았다.
피해금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만큼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치명타를 입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상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8~80%를 안정적인 수준, 사업운영비를 고려한 손익분기점은 80%선으로 본다. 주요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 2020년 말 80%대 중반에서 2021년 말 70%대 후반~80%대 초반까지 떨어진 뒤 올해 상반기 70%대 중반까지 내려오는 등 점차 개선돼왔다. 특히 올해 초 사회적거리두기 완화로 자동차 운행량이 늘 것으로 전망됐던 만큼 상반기 손해율이 낮아진데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졌고, 업계 내부에서는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검토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폭우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재차 80%를 넘을 것이란 우려와 함께 자동차보험료 인상 가능성이 언급된다. 손보사 관계자는 "연말 빙판길 사고를 포함한 손해율까지 취합해야 하기 때문에 정확히 언급하기 어렵다"면서도 "자동차보험료가 인하될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의 주요 손보사들은 이번 폭우로 인한 피해규모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했다. S&P는 "한국의 수도권에 내린 집중호우와 일부 지역의 침수 피해로 손해보험사에 대한 보험금 청구가 증가할 것"이라며 "이는 주로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발생하겠으나 침수로 인한 피해 때문에 일반 손해 보험금 청구도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S&P가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한국의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는 재보험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순손해액을 제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들은 지난 상반기 손해율을 잘 관리했기 때문에 세전 이익 대비 예상 손실 규모는 관리 가능한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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