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을 고조시킨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 11일 만에 5명의 미 의원들이 또 다시 대만을 찾았다.
14일(현지시각) 미국의 대만 주재 대사관 격인 주대만미국협회(AIT)는 성명을 내고 민주당 에드 마키 상원 의원이 이끄는 의회 대표단 5명이 인도태평양 순방의 일환으로 대만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대만에 도착한 美 의회 대표단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2.08.15 kwonjiun@newspim.com |
AIT는 마키 의원 외에 민주당 소속 존 개러멘디, 앨런 로언솔, 돈 베이어 하원의원과 공화당 소속 오무아 아마타 콜먼 라데와겐 하원의원 등 4명이 동행했다고 전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마키 의원은 지난 12일 한국을 먼저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한 뒤 이날 오후 타이베이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했고, 다른 네 명의 의원은 오후 7시께 미군 C-40C 전용기편으로 타이베이 쑹산 공항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AIT에 따르면 대표단은 이틀 일정으로 현지 고위 지도자들과 만나 미국과 대만 간 관계, 지역 안보, 무역·투자, 글로벌 공급망, 기후변화, 상호 관심사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대만 총통실에 따르면 대표단은 15일 오전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면담할 예정이며, 조지프 우 대만 외무장관과 대만 의원들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대만 외교부는 미 의회 대표단의 이번 방문을 두고 "중국이 대만 해협 전역의 긴장을 계속 고조시키고 있는 가운데, 이번 방문은 중국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대만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지지가 흔들리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저항의 표시"라고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의 방문에 강하게 반발하며 군용기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키고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군사훈련을 벌였던 중국은 이번 미 의회 대표단 방문을 강력 비판했다.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은 "미 의원들은 미 정부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 부합하게 행동해야 한다"라면서 이번 방문은 미국이 대만 해협의 안정을 원치 않음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중국은 이날도 대만을 향한 군사 위협을 지속했다.
대만 국방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날 오후 5시까지 중국 군용기 22대와 군함 6척이 대만해협 주변에서 탐지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Su-30 전투기 4대, J-10 전투기 2대, J-11 전투기 2대, J-16 전투기 2대 등 10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왔다가 돌아갔고, KJ-500 조기경보기 1대는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만군은 대응 차원에서 즉각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기체 추적을 위한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가동했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8월 2∼3일)에 반발해 대만 봉쇄 군사 훈련을 벌였던 중국군은 지난 10일부로 훈련 종료를 선언했지만, 향후 전투 대비 순찰을 상시화하겠다고 공언했다. 그 후 11일 11대, 12일 10대, 13일 13대의 중국군 군용기가 한때 해협 중간선을 넘어 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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