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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의 국방인사이드] 김여정, 軍 미사일 탐지능력 조롱…軍, 명백히 반박해야

기사등록 : 2022-08-1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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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군 '평남 온천' 아닌 '안주시 금성다리' 특정
김여정 담화 믿을 수 없지만 면밀히 점검은 필요
사거리 200km 순항미사일 '금성-3호' 대비 시급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북한이 19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안한 '담대한 구상'에 대해 맹비난하면서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고 윤석열정부와 대화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김 부부장은 윤 대통령의 북한 비핵화 로드맵 '담대한 구상' 제안에 대해 '허망한 꿈을 꾸지 말라'는 담화를 통해 북한이 체제생존과 자주국방의 핵심적인 수단인 핵무기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

김 부부장은 핵무기를 '경제협력'과 바꿔보겠다는 윤석열정부의 발상이 '허망한 꿈'이라면서 입에도 담기 민망한 원색적인 표현까지 동원해 윤석열정부를 거세게 비난했다.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해상 좁은 서해안 평택·대천·서산까지 사정권 위협

특히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끝으로 한마디 더, 참으로 안됐지만 하루 전(17일) 진행된 우리의 무기시험 발사지점은 남조선 당국이 서투르고 입빠르게 발표한 온천일대가 아니라 평안남도 안주시의 금성다리였음을 밝힌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또 김 부부장은 "늘상 한미 사이의 긴밀한 공조 하에 추적 감시와 확고한 대비태세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외우던 사람들이 어째서 발사 시간과 지점 하나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지, 무기체계의 제원은 왜 공개하지 못하는지 참으로 궁금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부부장은 "제원과 비행자리길이 알려지면 남쪽이 매우 당황스럽고 겁스럽겠는데 이제 저들 국민들 앞에 어떻게 변명해 나갈지 정말 기대할만한 볼거리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우리 군 관계자는 지난 17일 "오늘 새벽 북한이 평안남도 온천에서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을 탐지했다"면서 "한미 군 당국이 비행거리 등 상세한 제원을 분석하고 있다"고 발표했었다. 또 군 관계자는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개발 중"이라면서 "현재까지 10여 차례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무기체계 권위자인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19일 "구체적인 제원을 알 수 없어 분석에 제한이 있지만 북한판 '하푼' 대함 미사일인 '금성-3호'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권 전 교수는 "북한은 사거리 200㎞ 이상의 함대함 순항미사일 배치를 2017년 시작했으며 지상에서 함정을 향해 발사할 수도 있는 신형 미사일"이라고 분석했다. 권 전 교수는 "북한이 함대함·지대함 겸용의 금성-3호를 2020년 배치 완료했다"고 진단했다.

북한이 지난 8월 17일 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거리 200km 이상의 지대함·함대함 '금성-3호' 순항미사일 발사 장면.

◆'평남 온천 vs 안주시 금성다리' 90km 차이 나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권한을 위임받아 김 부부장이 공개적으로 대남 담화를 발표하면서 북한 당국이 한미군의 미사일 탐지 발표에 대해 구체적이고 특정해 강도 높게 비난하는 것은 거의 드문 일이고 극히 이례적이다.

더 나아가 김 부부장은 조롱조로 한미군의 미사일 탐지 능력을 비아냥거리까지 했다. 김 부부장은 지난 17일 무기시험 발사를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서투르고 입빠르게 발표한 온천일대가 아니라 평안남도 안주시의 금성다리였다"고 구체적인 발사지점까지 특정하면서 한미군의 발표 내용과 탐지 능력을 평가 절하했다.

더 나아가 김 부부장이 '발사시간' '발사지점' '무기체계 제원' '비행자리길'(궤도)도 언급함에 따라 조만간 자신들이 시험발사한 무기체계에 대해 공개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미군이 탐지해 발표한 발사지점인 '평안남도 온천'과 김 부부장이 밝힌 '평안남도 안주시 금성다리'와는 90km나 차이가 난다. 그동안 한미 군과 정보 당국이 이번에 쏜 발사체보다 더 낮은 고도로 쏜 방사포와 장사정포, 신형 전술유도무기까지 정확히 탐지·추적해 냈기 때문에 북한 당국의 발표를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다.

하지만 김 부부장이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한미군의 발사지점 포착이 틀렸다거나 발사시간까지 언급한 것은 우리 군도 주목하고 탐지체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혹시 한미군이 초기 포착에 오류가 있었다면 어느 부분이 잘못됐고 보완이 시급한지 이참에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만일 김 부부장의 언급대로 이번에 한미군이 포착한 발사 시간과지점, 발사체에 대한 탐지가 잘못됐다면 그동안 한미군이 탐지해 발표했던 분석까지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한미군의 전·평시 미사일 탐지와 추적, 요격체계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북한이 지난 8월 17일 쏜 순항미사일 2발의 발사지점에 대해 한미군 당국은 평안남도 온천이라고 밝힌 반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9일 담화에서 평남 안주시 금성다리라고 특정했다. 두 발사지점 간의 거리는 90km나 된다. [사진=구글 어스]

◆합참 차원 북한 미사일 전력 대비책 마련 화급

당연히 합참을 비롯해 한미 군 당국이 이번 김 부부장 담화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분석 자료를 내놓고 국민적 불안을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의 이번 주장이 거짓이라는 것을 명백하게 반박해야 국민적 불안 해소는 물론 향후에도 북한이 거짓 담화나 발표를 할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다.

반면 김 부부장의 언급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북한이 순항미사일 같은 무기체계를 계속 쏴대면 한미 군과 정보 당국이 사전 포착은 물론 발사 후 탐지조차 하지 못하고 유사시 무방비 상태에서 당할 수밖에 없다.

특히 북한이 이번에 순항미사일 금성-3호 신형 미사일을 쐈다면 사거리가 200km 이상으로 평안남도와 황해도 해안선을 따라 실전 배치하면 경기도 평택과 서산·대천까지도 사정권이다. 우리 해군 2함대사령부가 있는 평택을 비롯해 서해안에서 함정들이 해상작전을 하는데 엄청난 타격을 주고 위협 요인이 된다.

동해안은 수심이 깊고 해상이 드넓어 원거리에서도 북한의 순항미사일이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할 수 있는 작전환경이 된다. 하지만 서해안은 워낙 좁아 한미 함정이 평택 이상까지만 올라와도 금성-3호의 사정권에 든다. 북한이 금성-3호 실전 배치선을 황해도 해주까지 내리면 충남 대천 앞바다까지 위협 받는다. 이처럼 해상이 좁은 서해안에서 금성-3호 순항미사일의 200km 사거리가 갖는 전략적 위협은 치명적이다.

권 전 교수는 "김여정의 담화가 사실이고 북한이 이번에 사거리 200km 이상인 금성-3호 순항미사일을 정말로 쐈다면 한미 해군의 서해안 해상작전에 있어 심각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 전 교수는 "한미 해군을 비롯해 합참 차원에서도 북한의 미사일 전력에 대한 적절한 대안을 하루빨리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kjw86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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