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STX조선해양 주식 투자자들이 회사의 분식회계로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과 감사 회계법인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지난 2014년 소 제기 후 8년 만이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씨 등 STX조선해양 소액주주 307명이 강 전 회장과 삼정회계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
앞서 STX조선해양은 매출 총이익을 과대 계상하는 방식으로 2011~2012년도 재무제표를 허위 작성한 뒤 사업보고서를 공시했고 외부감사인이던 삼정회계법인은 회계감사 결과 '적정의견'의 감사보고서를 작성했다. STX조선해양은 분식회계로 2014년 2월 주식 거래가 정지됐고 같은 해 4월 상장 폐지됐다.
이에 STX조선해양 주식과 신주인수권증권에 투자한 A씨 등은 같은 해 5월 분식회계로 인한 허위공시로 손해를 입었다며 STX조선해양 대표이던 강 전 회장과 삼정회계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강 전 회장이 회계부정을 감시·감독할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삼정회계법인도 적합한 감사절차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판단, 이들이 공동해 투자자들에게 총 49억여원을 배상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다만 각 책임제한비율은 전체 손해의 60%로 판단했다.
항소심은 분식회계 공표 전 주식 매각 부분과 매각하지 않은 주식의 공표 전 주가 하락분, 신주인수권증권 부분에 대해 허위공시와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1심과 달리 해당 손해도 추가로 인정해 총 55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 전 회장의 손해배상 책임은 1심과 같이 전체 손해의 60%로, 삼정회계법인은 일반적 감사절차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한 점 등을 고려해 30%로 제한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결에 잘못이 없다"며 항소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대법은 강 전 회장에 대해 "회계업무를 적정하게 감시·감독할 수 있는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았고 재무제표 기재사항의 진실성에 관해 의심할 만한 사정이 존재했음에도 대표로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회사 회계가 부정하게 처리되는 것을 방지할 주의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강 전 회장이 분식회계를 임원들과 공모한 혐의는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확정됐지만 분식회계 감시의무를 소홀히 한 점은 인정된다며 형사판결과 모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법은 삼정회계법인에 대해서도 "외부감사를 수행할 당시 부정이나 오류 등 의심스러운 사정이 존재했음에도 추가 감사절차를 수행하지 않았다"며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한편 강 전 회장은 분식회계 외에도 회삿돈과 계열사 자금을 개인회사에 부당지원하는 등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지난해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받고 최근 광복절을 맞아 특별사면됐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