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경화 기자 = 최근 일주일(8월15~21일)간 하루 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2만6378명으로 집계됐다. 전주(8~14일·12만3828명)의 1.02배 수준으로 증가폭이 둔화됐지만, 확실히 감소세로 전환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방역 당국 진단이다.
확진자 수 추이와 달리 후행지표인 위중증·사망자 수는 본격적으로 증가 양상을 띠고 있다. 이런 추세가 9월까지도 계속될 전망인 가운데, 방역 당국은 취약계층 모니터링을 재개하고 수도권 중심으로 당번 병원제도를 운영하는 등 고위험군에 대한 표적 방역을 지속하고 있지만 정책 효과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 고위험군 중심 사망자 증가…최근 일주일 새 421명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1일 입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20명 늘어난 531명이며, 이 중 60세 이상이 460명으로 전체 환자의 86.6%를 차지했다.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 수는 7월 4주(7.24~30) 239명→8월 1주(7.31~8.6) 209명, 8월 2주(8.7~13) 450명으로 증가추세다.
신규사망자는 64명이며, 60세 이상이 61명으로 95.3%였다. 사망자는 넉 달 만에 최다였던 전날 84명보다 20명 줄었으나 여전히 주 평균 60.1명을 웃돈다. 최근 주간(8.15~21) 사망자 수는 421명으로 전주(8.8~14·360명)보다 1.2배 많고 2주 전(8.1~7·216명)보다는 2배 는 수치다.
위중증·사망자 수는 신규 확진자 증감 후 2~3주 시차를 두고 영향을 받는다. 이날 확진자는 11만944명으로 일주 전 같은 요일 지난 14일 11만9603명보다 8659명 줄었다. 이달 들어 확진자 증가폭은 전주의 1.2~1.3배쯤 줄었다가 19일·20일 각 1주 전의 1.08배·1.03배 감소했다.
이처럼 지난달 보름이상 이어진 확진자 수 더블링 현상은 위중증·사망자 수로 이동해갔다. 전문가들은 다음 달 초 위중증자가 많게는 900명대, 사망자 하루최대 140명 이상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8월말 개학·9월 추석연휴 간 유행세가 커진다면 위중증·사망 피해는 더 늘 수 있다.
방역당국은 이달 말 하루 평균 20만명 수준에서 정점 형성 뒤 유행세가 매우 느리게 줄 것으로 보고, 최대 확진자 30만명에도 대응 가능한 의료·방역체계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고위험시설 방역강화·4차 접종 확대·표적 방역을 내세웠지만 효과를 두고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중환자 병상 가동률 50% 육박…고위험군 관리 불안
병상 가동률이 차오르는 속도가 심상치 않다. 자칫 현장 인력 부족 등으로 의료 대응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사안이다. 이날 위중증 병상 가동률은 전국 45.3%(1801개 중 816개 사용)로 전날(44.7%)보다 0.6%포인트 높아졌다. 준중증 병상 59.3%·중등증 병상이 43.8%가 찼다.
의료 대응에 여력 있다는 정부 측 입장과 달리, 의료현장은 긴장의 연속이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병상이 필요한데 바로 배정되지 못해 시간이 지체되는 환자가 있다는 이야기가 이곳저곳에서 들린다"며 "저희가 운영하는 병상도 다 차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코로나19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 수 증가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21일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과 외국인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1만 944명으로 집계됐다. 2022.08.21 yooksa@newspim.com |
응급환자인데 자리가 없어 애를 태우는 사례도 되살아나고 있다. 최 교수는 "코로나19 자체는 중증이 아니나 다른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특수한 환자들의 경우 적절하게 치료받을 곳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 같다"며 "전체적인 (병상)숫자를 늘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코로나19 감염 상태에서 응급한 다른 진료가 지속될 수 있는 의료체계 정비나 병상의 확보가 더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정부는 고령층·감염취약시설 보호에 집중하는 표적방역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바람과 달리 좀체 고위험군이 잡히질 않으면서, 방역 당국은 코로나19로 재택치료 중인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 대상 전화 건강 모니터링을 추가 대책으로 내놨다. 앞서 고령층·면역저하자 등에 대한 재택치료 모니터링이 폐지된 데 따라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터다.
지난 주말부터는 고위험 산모·영유아·중증 기저질환자 등 일부 코로나19 중증 응급환자가 휴일에도 신속 치료를 받을 수 있게끔 '수도권 주말 당번병원'이 시행됐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에 대한 먹는 치료제 처방을 늘리고, 백신 추가 접종을 적극 권고하는 한편 병상을 충분히 확보해 지역별 편차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kh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