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보험사기 적발금액이 해마다 증가하는 가운데, 지난해 코로나19로 생활 환경이 어려워진 10~20대가 자동차를 고의충돌해 보험사기를 벌인 사건이 전년대비 15% 늘어나는 등 2년 연속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2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94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 적발인원은 9만7629명으로 전년(9만8826명)보다 소폭 줄었다. 그러나 이는 조직화된 고액 보험사기에 집중된 탓으로, 1인당 적발금액은 970만원으로 60만원 늘었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2020.11.19 tack@newspim.com |
지난해 보험사기에 연루된 직업은 회사원이 19.2%로 가장 많았고, 무직·일용직(12.6%), 전업주부(11.1%), 학생(4.1%) 순으로 뒤를 이었다. 설계사, 의료인, 정비업자 등 보험사기와 관련된 전문종사자도 4.4%로 적지 않은 비중으로 나타났다. 생보협은 "일반 국민이 보험사기를 범죄로 인식하지 못하고 금전적인 유혹에 쉽게 연루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회경험이 부족한 10~20대의 보험사기가 2년 연속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지난해 10~20대의 보험사기는 2만501명으로 10.1%, 2020년에는 1만8619명으로 전년보다 18.8% 급증했다. 10~20대의 보험사기는 단독 또는 지인과 공모해 자동차(오토바이·렌터카 등)를 고의 충돌하는 유형이 많았다. 지난해 10~20대의 고의충돌사고는 8096명으로 작년보다 15.1%, 2020년에는 7031명으로 전년 대비 59.4% 급증했다. 생보협은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저소득·청년층이 친구 등의 공모 제안에 쉽게 가담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브로커와 사회관계망시스템(SNS)을 통해 공모자를 모집하는 생활밀착형 보험사기가 지속적으로 늘었다. 그 중에서도 안과 및 한의원에서 브로커를 고용, 실손보험을 이용해 시력 개선 목적의 백내장 수술, 보약처방 등을 미끼로 고객을 유치하는 사건과 의료기관 개설자격이 없는 사무장과 같은 비의료인이 의사를 고용해 병원을 개설, 운영하며 공·민영 보험금을 편취하는 연계사기가 발생하기도 했다.
생보협은 보험사기 계약의 특징으로 소득에 비해 과다한 보험료를 납입한다고 짚었다. 구체적으로는 특정질병 및 특정기간에 고액의 보험금이 지급되는 동일한 종류의 보험상품을 여러 회사에 분산가입하는 등의 방식이다.
이어 개인적인 친분의 설계사 권유가 아닌 보험사에 직접 연락하는 자발적 계약의 특징을 보이며, 계약자의 소득보다 과다한 보험에 가입하거나 피보험자의 연력 등의 측면에서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생보협은 "보험사기는 사회적 측면에서는 건강보험 재정악화를, 보험계약자 측면에서는 민영보험료 상승을 불러와 보험제도의 존립기반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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