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지난 2000년 이른바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범인으로 몰려 옥살이를 한 피해자가 자신을 수사한 경찰관으로부터 22년 만에 사과를 받고 소송을 취하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피해자 최모 씨 측과 당시 익산경찰서 소속 경찰관 이모 씨 측은 지난 22일 서울고법 민사20-3부(박선영 김용하 홍지영 고법판사) 중재로 조정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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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최씨가 진범이 아닐 가능성에 대해 세심히 살펴보지 못한 것을 죄송하게 생각하며 관여자 중 한 명으로서 최씨와 그의 가족들에게 사과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이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취하했다.
이에 따라 최씨와 가족들이 낸 소송은 조정으로 종결됐다. 앞서 이들은 이 사건 진범을 불기소 처분한 김훈영 검사를 상대로도 소송을 제기했지만 김 검사의 사과를 받고 지난해 12월 김 검사에 대한 소송은 취하한 바 있다.
영화 '재심'의 소재가 되기도 한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은 2000년 8월 10일 새벽 전북 익산 약촌오거리에서 택시기사 유모 씨가 살해된 사건이다. 당시 15살로 최초 목격자였던 최씨는 범인으로 몰려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만기 출소했다.
경찰은 2003년 이 사건의 진범이 따로 있다는 첩보를 받고 진범의 자백까지 받았으나 당시 검찰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최씨는 2016년 재심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확정받자 이듬해 사건 담당 경찰관의 폭행과 가혹행위, 검사의 위법한 수사로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며 국가와 이씨, 김 검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이씨를 포함한 경찰들은 영장 없이 최씨를 불법 구금한 상태에서 폭행하고 범인으로 몰아세우는 등 위법한 수사를 했고 김 검사는 진범에 대한 불기소 과정에서 증거관계를 면밀히 파악하지 않아 직무상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최씨에게 13억900만여원을 지급하고 이씨와 김 검사는 국가와 공동해 2억6000만여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정부는 "피해자의 약 10년 간의 억울한 옥고 생활과 가족들의 피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통감한다"며 항소를 포기했고 최씨에게 배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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