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당 대표로 선출됐다.
이 대표는 "국민의 삶이 반보라도 전진할 수 있다면 제가 먼저 정부여당에 협력하겠다. 영수회담을 요청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만들겠다"고 말하며 영수회담 제안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다.
지난 3월 9일 대선 패배 이후 5개월여 만에 화려하게 제1야당 대표로 복귀하면서 대선 패배 후 여당을 패싱한 채 윤석열 대통령과 직접적이고 본격적인 1대1 대결 구도로 나설지 이목이 집중된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윤석열 대통령(오른쪽). 2022.02.25 photo@newspim.com |
민주당은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정기 전국대의원대회를 열고 대표가 종합 합산 77.77%의 득표를 얻어 당 대표로 최종 선출됐다고 밝혔다. 민주당 전당대회 역사상 최다 득표율이다.
압도적 지지율로 당권을 쥐게 된 이 대표는 우선 잇따른 선거 패배로 침체돼 있던 당 내부를 정비한 뒤 본격적인 대여 투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차원에서 윤 대통령과의 1대1 '영수회담'을 공식 요청할지 주목된다.
출마 선언에서부터 여러 차례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공언해온 데다, 20%대의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윤 대통령과 1대1 대결 구도를 만들어 대안으로서의 이재명을 가장 돋보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당대표 수락 연설문에서 "국민의 삶이 반보라도 전진할 수 있다면 제가 먼저 정부여당에 협력하겠다"며 "영수회담을 요청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만들겠다. 국민과 국가를 위해 바른길을 간다면 정부여당의 성공을 두 팔 걷고 돕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도 "그러나 민생과 경제, 민주주의와 평화의 가치를 훼손하고 역사를 되돌리는 퇴행과 독주에는 결연히 맞서겠다"며 "국민의 뜻이라면, 민생에 필요하다면,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망설임 없이 최대한,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고 말하며 각을 세웠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이 대표가 '이재명 대 윤석열'의 구도로 되는 것을 원할 것"이라며 "그동안 민주당이 임기 초반이라 윤 대통령과 여당 비판을 자제해온 측면이 없지 않아 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으니 강대강으로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실이 홍보수석을 김은혜 전 의원으로 교체한 것 역시 이에 대한 선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박상병 인하대학교 정책대학원 교수도 "이 시기 당원들이 이 대표를 지지한 것은 탄핵 카드까지도 꺼낼 수 있을 만큼 윤 대통령과 강력하게 맞서라는 의미"라며 "이 대표의 도덕성 논란과 관계없이 그의 혁명적 기질이 부각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역대급 가장 강력한 정치적 내전 상태로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 대표의 반윤·반여 구도가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가리기 위한 것으로 오해받지 않기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반대보다 구체적인 대안을 내세우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무조건적인 대여투쟁이 아닌 민생을 챙기는 대안정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며 "그래야 이재명과 윤석열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야당 지도부의 회담 제안에 응하지 않아 왔다. 지금까지는 민주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돼 왔기에 윤 대통령이 피할 수 있었지만, 정식 지도부가 갖춰진 이후의 회동 제안을 거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열린 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윤석열 정부는 거의 진퇴양난 상태에 빠진 것 같은데 민생 해결 방안 또는 경제위기 극복 방안, 외교적 문제에 대해 우리가 같이 머리를 맞대고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여야 영수회담, 대통령이 만나자고 해서 '그럽시다'가 아니라 우리 야당에서 적극적으로 제안해 반드시 해야 된다"고 강한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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