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오석준 대법관 후보자의 '사회적 약자 감수성'이 인사 청문 도마 위에 올랐다.
29일 국회 인사청문회장에서는 오 후보자가 과거 800원을 횡령한 버스기사를 해임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결한 반면 금품 향응 검사와 국가정보원 고위 공무원을 구제하는 판결을 내놓은 것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오석준 대법관 후보자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8.29 photo@newspim.com |
오 후보자는 이날 버스기사 해임 정당 판결과 관련해 "이 자리에 오기 전부터 그 판결이 많은 논란거리가 된 것을 알고 있다"며 "그분이 저의 판결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국민들의 우려를 십분 공감한다"고 말했다.
오 후보자는 지난 2011년 운송수입금 800원을 횡령한 버스기사의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보자의 판결로 인해 800원 버스기사의 가족들이 생계에 큰 타격을 입었다"며 "재판 과정에서 징계의 필요성과 별개로 징계로 인한 당사자의 피해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오 후보자가 반면 다른 재판에서는 85만원을 향응해 면직 위기에 놓인 검사를 구제해주고, 국정원 고위 공직자를 구제해주는 등 당사자들의 속사정을 상세히 심리했다"며 "국민들이 보기에 사람을 차별하는 대법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오 후보자는 "오랜 시간 재판을 하면서 그런 사건들을 포함해 나름대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사정을 참작하려고 했으나 미처 살피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답했다.
앙이원영 민주당 의원 또한 오 후보자를 향해 "85만원 향응 검사의 수수 내역에서 2차비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궁금하지 않았냐"며 "해당 검사는 일상적으로 향응을 받는 사람인데 유흥주점에서의 2차비를 그냥 넘어갈 수 있었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검사가 85만원을 향응했던 2009년은 성매매가 불법이었는데 2차비는 따지지 않으면서 800원을 착복한 버스기사를 해고하는 것은 당연하냐"며 "소수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용기가 있다고 생각하냐"고 반문했다.
한편 오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사회적 약자가 당사자인 사안일수록 낮은 자세로 당사자의 의견을 경청하며 정의로운 결론에 대해 숙고를 거듭했다"며 "국민의 기본적 인권 보장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아 합리적이고 정의로운 판결을 위해 성심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