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성준 윤채영 기자 = 국민의힘이 새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위한 의원총회를 열고 당헌·당규 개정 건을 다루는 가운데 당의 '비상 상황' 요건에 선출직 최고위원 4명 궐위를 추가하는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30일 오전 10시부터 마라톤 의총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당헌·당규 개정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의총에서는 일부 중진 의원들이 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에 반발하고 권성동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갔다.
국민의힘 의총은 이날 오전 11시55분쯤까지 1시간 30분쯤을 진행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오후 2시부터 속개된 상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가 정회된 후 의총장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8.30 photo@newspim.com |
이날 논의 중인 당헌·당규 개정안은 앞서 법원이 당의 비상 상황에 대한 판단을 인정하지 않고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의 '비대위 효력 정지 가처분'을 인용한 것과 관련해 '비상 상황'의 구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논의됐다. 기존 당헌 96조 1항에는 '당대표가 궐위되거나 최고위원회의 기능이 상실되는 등 비상상황이 발생한 경우 비대위를 설치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으나 이것이 '미비'됐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당 법률지원단장을 맡고 있는 유상범 의원은 오전 기자들과 만나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 궐위된 경우에는 비대위 전환이 가능한 비상 상황으로 규정을 한다'는 것과 관련해 "논의가 있었다"며 "어느 시점에 동시에 4명이 다 그만두면 전당대회를 통해 뽑힌 최고위원회 자체가 불신을 받는 상황이 된다. 그런 상황이라면 앞으로 비대위로 가는 것이 맞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반대 의견은 '최고위원 4명이 작당해서 따로 뽑힌 당대표를 (배제하고) 비대위로 전환시킬 수 있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런 상황은 극단적이긴 해도 일정 부분은 일리가 있어서 그 부분을 놓고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의총에서는 새 비대위 구성에 반대하고, 권 원내대표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의견도 있었다. 당 전국위원회 의장인 서병수 의원은 비공개로 진행한 의총에서 '새 비대위 출범을 위한 전국위원회 소집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밝히기도 했다.
서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전국위 소집 가능성에 대해 "저는 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서병수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가 정회된 후 의총장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8.30 photo@newspim.com |
조경태 의원도 오전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를 손질하는 게 순서적으로 맞지 않다"며 "특정 개인을 내쫓기 위한 당헌·당규 개정은 아주 반민주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의원 역시 새 비대위 구성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에 반대하고 권 원내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안 의원은 '원내대표를 새로 뽑고 직무대행 체제로 가야한다는 의견이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윤상현 의원은 오후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 개정을 통한 새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방침에 대해 "편법, 탈법, 꼼수이고 민심을 역행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윤 의원은 "법원의 판단을 받아들여 다시 원내대표가 당 대표 직무대행으로 최고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며 "그러나 권 원내대표가 리더십과 동력, 명분이 없기 때문에 새 원내대표가 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 궐위 시 비상상황'으로 규정하는 당헌 개정안이 통과되면 현재 당 상황에 비췄을 때 비대위 전환을 추진하는 것이 가능한 상황이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최고위원 가운데 김용태 청년 최고위원을 제외하고 조수진·김재원·정미경·배현진 최고위원이 사퇴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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