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유통 빅3' 중 유일하게 광주광역시에 복합쇼핑몰 계획을 밝히지 않았던 롯데의 구상안이 윤곽을 나타내고 있다.
'스타필드'와 '더현대'를 앞세운 신세계, 현대백화점에 대적할 롯데의 카드는 '롯데월드'다. 롯데그룹은 낙후된 놀이공원인 광주패밀리랜드를 롯데월드로 리뉴얼하고 복합쇼핑몰까지 세우자는 광주시의 제안을 받고 검토 중이다.
광주패밀리랜드 대관람차 [사진=광주패밀리랜드] |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광주시는 최근 롯데에 북구 우치동에 위치한 광주패밀리랜드 용지를 복합쇼핑몰 조성지로 제시했다. 롯데그룹도 이달 초 현지 실사를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1년 지금 위치에 문을 연 패밀리랜드는 호남권 최대 테마파크다. 한 때 금호산업이 운영을 맡았으나 지금은 민간 사업자가 관리하고 있다.
대관람차가 있는 놀이공원과 함께 동물원, 각종 공원 등이 운영 중이다. 준공 후 30년이 되어가면서 기존 시설들이 노후화되면서 관람객이 줄어드는 추세다.
광주시는 이 곳에 롯데가 서울, 부산에 이은 세 번째 롯데월드와 함께 복합쇼핑몰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잠실은 롯데월드를 비롯해 롯데월드타워와 백화점, 호텔, 복합몰이 운영 중으로 쇼핑·여가·레저가 결합된 롯데타운으로 변모했다.
지난 3월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관광단지 내 개장한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 맞은편에도 아울렛과 마트를 유치해 또 하나의 롯데타운을 조성했다.
광주시도 서울, 부산의 사례를 들어 오래된 패밀리랜드를 롯데월드로 리뉴얼하고 주변에 복합쇼핑몰을 유치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 측은 "패밀리랜드 부지를 비롯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아직까지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롯데의 복합쇼핑몰 부지가 확정되면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에 이어 '유통 빅3'의 유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달 광주 북구 옛 전남방직·일신방직 공장 부지에 미래형 문화복합몰 '더현대 광주'를 짓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신세계그룹은 지난 17일 서구 광천동에 운영 중인 신세계백화점의 확장과 별개로 어등산 부지에 '스타필드 광주'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롯데월드 매직아일랜드. 2020.06.09 pangbin@newspim.com |
대형 유통사들이 광주시에 경쟁적으로 복합몰 유치에 뛰어드는 이유는 국내에 수요가 남아있는 유일한 지역이라는 점이 손꼽혔다.
광주시는 인구 150만명에 이르는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체류형 복합쇼핑몰이 전무했다.
광주신세계의 경우 규모는 작지만 평당 매출의 경우 부산 센텀시티점이나 대구신세계를 웃돌 정도로 쇼핑 수요와 구매력도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지역경제 발전과 고용창출까지 '쌍끌이' 효과를 내려는 정부와 지자체의 의지가 더해져 복합몰 유치전이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띄고 있다.
롯데도 신동빈 회장의 사면 직후 "국내 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롯데는 '롯데몰 송도', '롯데몰 상암'과 같은 복합쇼핑몰로 고용 유발, 지역 상권 활성화 효과가 높은 대규모 복합몰 사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광주의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세 기업의 복합몰이 모두 경제적으로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특히 롯데월드로 리뉴얼하기 위한 매입 비용, 놀이기구 하나에 수백억을 호가하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고려하면 롯데가 광주시의 제안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광주시는 조만간 복합쇼핑몰 건립 방향과 추진 일정 등을 구체화해 발표할 예정이다. 롯데를 비롯한 세 기업의 유치 계획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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