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 요구가 커지면서 롯데케미칼이 수소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암모니아 유통망을 확대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섰다.
7일 산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롯데정밀화학 등 다수의 업체와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자체 기술을 개발 중이다. 2023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암모니아는 국내에서 수소를 저장하는 운송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체 상태인 수소는 운반 시 다른 화합물로 전환이 필수적이다. 이에 수소에 질소를 결합해 암모니아로 만들어 운송한 뒤 이를 분해해 수소로 생산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암모니아 기반 수소추출 파일럿 설비가 들어설 예정인 롯데정밀화학 울산 사업장 전경. [사진 = 롯데정밀화학] |
암모니아를 수소 운반 수단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액체 상태의 수소보다 낮은 비용으로 수소의 수송·저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수소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연료로 화력발전소나 선박에서 이용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 감소 효과도 있다
전세계 다양한 기업들이 암모니아를 수소로 전환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롯데도 그룹 차원에서 지난해 말부터 국책과제로 암모니아를 열분해해 수소로 전환하는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자체 개발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과 손잡고 수소 유통망 확대와 연구·개발에 나섰다. 지난달 25일엔 미국의 시지지(Syzygy), 일본의 스미토모(Sumitomo) 상사그룹과 암모니아 광분해 기술 공동 사업 개발 협약을 맺었다.
암모니아 광분해 기술은 빛을 에너지원으로 삼아 암모니아를 분해해 수소를 얻는 방법이다.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이는 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실증 과제로 해당 기술은 수소를 대량으로 연속 생산하는 데 유리하다.
롯데케미칼은 동아시아 지역 수소·암모니아 공급에 안정성을 확보하고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일본의 종합무역상사와도 손잡았다. 앞서 7월 일본의 이토추상사와 손잡고 암모니아 트레이딩 사업과 청정 암모니아 생산 설비에 대한 공동 투자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었다.
이 외에도 SK가스·포스코·삼성엔지니어링 등 국내 기업은 물론 에어리퀴드·아람코 등 해외 기업과 한국남부발전과 손잡고 수소 사업의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는 2030년까지 6조원을 투자해 120만t 규모의 청정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유통·활용할 계획이다. 120만t의 수소 생산량 중 60만t은 발전용, 45만t은 연료전지 및 수소가스 터빈용, 15만t은 수송용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 수소 시장 규모가 국내 580만t, 글로벌 9800만t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에선 연료전지와 암모니아 혼소(화석연료와 암모니아 혼합 연소) 발전용으로 약 350만t의 수요가 형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도 2030년까지 암모니아 혼소(화석연료와 암모니아 혼합 연소)적용 석탄발전소를 24기로 늘릴 예정이며, 국내 암모니아 수요는 현재 약 140만t에서 2030년 약 1000만t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롯데는 현재 국내 수소 유통 물량의 약 20%, 국내 암모니아 공급 약 70% 이상을 담당하는 등 수소 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연결회사인 롯데정밀화학은 암모니아 유통사업과 질소질비료 등 암모니아 관련 상품 판매로 지난해 5942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회사 전체 매출의 33.4%가 암모니아에서 나온 셈이다. 이는 2020년 전체 매출 (3190억원)에서 25.3%를 차지했던 것보다 8.1% 오른 수치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화석원료로 만든 그레이 수소에서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하는 그린수소나 탄소를 포집한 블루 수소와 같은 청정 수소를 생산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며 "수소 사업은 석유화학 사업뿐 아니라 배터리 친환경 제품 생산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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