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태풍 침수 피해로 멈춰섰던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 고로가 13일 정상 가동을 시작했다. 다만 후공정 라인이 완전 복구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막대한 비용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포스코는 이날 오전 포항제철소 고로 3기가 모두 정상 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태풍 '힌남노' 후폭풍으로 관련 공정을 중단한지 7일 만이다. 일부 제강공장 라인도 이날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앞줄 오른쪽 두번째)이 지난 12일 포항제철소를 방문해 전기강판공장 피해복구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제공] |
◆ 제선 라인만 정상화…제강·연주·압연은 복구작업 중
앞서 포스코는 지난 6일 포항제철소 2·3·4 고로 가동을 중단했다. 태풍으로 인근 하천이 범람해 사업장 내 냉연 선재 공장이 침수된 여파다. 전기가 끊기고 공장 설비가 모두 물에 잠기자 포스코는 냉연 선재 공장으로 보낼 슬래브를 생산하는 고로 3기 가동도 중단했다. 포스코는 지난 추석연휴에도 포항·광양제철소와 그룹사, 협력업체, 관계기관 직원 등 인력 3만여 명을 투입해 복구작업에 매진했다. 이에 따라 지난 10일 3고로, 12일 4·2고로는 순차적으로 다시 가동됐다.
다만 완제품 생산 공장이 언제부터 다시 가동될진 가늠하기 어렵다. 현재 고로 3기 재가동으로 철강석을 쇳물로 만드는 제선 라인만 정상화된 상황이다. 쇳물을 강철로 만드는 제강 라인·철을 고체화하는 연주 라인·철을 가공하는 압연 라인 복구작업은 '현재진행형'이다. 제강공장의 경우, 전로 총 7기 중 4기, 연주 총 8기 중 4기만 이날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태풍 피해를 가장 크게 입은 압연 라인은 여전히 배수 작업 중이다. 현재 배수작업은 80% 가량 마무리됐다. 1열연공장과 3후판공장은 배수작업이 끝나 전원 투입이 시작됐고, 지하시설물은 복구작업 중이다. 물을 빼는 작업이 모두 끝나도 진흙을 모두 걷어내고 전기 시설을 복구하는 등 후속 작업이 남아있다.
◆ 일주일 매출 손실액만 3500억…"생산라인 완전복구? 예단 어려워"
업계선 이번 사태로 포스코 매출 손실이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 포항제철소 연 매출은 18조원이다. 일할 계산하면 하루 매출액은 500억원 정도다. 고로 3기 가동이 모두 멈춘 지난 일주일간 350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일단 고로 3기는 이날부터 재가동됐지만 후공정 라인은 여전히 멈춰있는 상황. 광양제철소 생산 체제로 전환한다고 해도 매주 수천억원의 매출 피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생산량이 절반만 줄어도 매주 1800억원 상당의 매출 피해액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상 제품을 생산하기까진 최대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복구 작업이 늦어질 수록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여기에 철광석과 석탄 등 침수된 주원료 값과 공장 설비 복구에 투입되는 인력에 들어가는 비용도 상당하다. 지난 추석 연휴에는 전기수리 기술자에 '일당 125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공고를 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포스코 측은 피해 규모를 정확하게 집계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압연 라인 지하시설물이 모두 복구돼야 정확한 피해액을 산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전 문제도 걸려있다. 포스코 측은 "복구 작업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안전 경각심이 자칫 약화될 위험성도 있다"며 "안전 관리에도 만전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포스코는 현재 작업단위별로 책임자를 선정해 안전 관리 체제를 강화하고, 침수 후 설비 재가동에 따른 감전·가스누출 등 중대 사고에 대비한 안전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최정우 회장도 지난 12일 안전작업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제철소 복구 현장을 살펴본 뒤 직원들에게 "복구활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서두르지 말고 규정된 절차에 철저히 입각해 복구작업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포스코는 이날 비상출하대응반을 가동해 후방 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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