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서울 강동구·광진구·강서구 전세가율이 90%에 육박하면서 '깡통전세' 위험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전세가율이 높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깡통전세 위험지역'이라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국토교통부의 설명이다. 보증사고 건수와 경매낙찰률 등과 종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 제기됐던 '깡통전세 위험지역' 지정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뉴스핌] 사진은 21일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2022.08.21 yooksa@newspim.com |
국토교통부는 주택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역별 전세가율, 보증사고 현황, 경매낙찰 통계 정보를 제공한다고 14일 밝혔다.
전세가율은 주택매매가격에 대한 전세가격 비율을 말한다. 통상 이 비율이 80%를 넘으면 깡통전세 위험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주택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전세보증금을 전액 돌려받지 못하는 등 세입자가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게 된다.
이번 통계 정보 제공은 지난 7월 발표한 '주거분야 민생안정 방안'과 지난 1일 내놓은 '전세사기 피해 방지방안'의 후속조치다. 이를 통해 전세보증금 미반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 연립·다세대 전세가율 '서울 강동구 88.7%', 보증사고 '서울 강서구 60건'
국토부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최근 3개월 기준 전국의 연립·다세대 전세가율은 전국 83.1%, 수도권 83.7%, 비수도권 78.4%다. 같은 기간 서울 자치구별로 보면 연립·다세대 전세가율은 강동구가 88.7%로 90%에 육박했다. ▲광진구(86.5%) ▲강서구(86.4%) ▲관악구(85.3%) ▲강북구(84.6%) 등도 수도권 평균 전세가율(83.7%)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국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74.7%, 수도권과 비수도권은 각각 69.4%, 78.4%로 나타났다. 서울 자치구별로 보면 아파트 전세가율은 금천구가 76.6%로 가장 높았다. 이어 ▲강서구(71.9%) ▲동대문구(70.8%) ▲관악구(70.4%) ▲은평구(70.2%)가 수도권 평균 전세가율(69.4%)을 웃돌았다.
보증사고 현황도 제공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75개 지자체에서 발생한 보증사고는 총 511건(1089억원)이다. 수도권이 478건, 비수도권이 33건으로 주로 수도권에서 보증사고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 보증사고율은 3.5%로 집계됐다.
지열별로 보면 서울 강서구가 60건(9.4%)으로 가장 많은 보증사고가 발생했다. 이어 ▲인천 미추홀구(53건, 21.0%), ▲경기 부천시(51건, 10.5%) ▲인천 부평구(41건, 13.2%) ▲인천 서구(40건, 5.6%) 순이다. 보증사고 상위 다섯 지역의 사고금액만 놓고 보면 488억2190만원이다. 이는 전국에서 발생한 보증사고 금액의 44.8%에 해당한다. 서울 강서구(135억8050만원)와 경기 부천시(111억3200만원)에서 100억원 이상의 피해액이 발생했다.
다만 빌라가 밀집한 지역이거나 오히려 부동산 시장이 안정돼 있는 비수도권 일부 특정지역들은 전세가율이 높게 형성될 수 있는 만큼 높은 전세가율을 보인다고 위험 지역으로 단정지을 순 없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빌라로 한정하면 서울에서는 강동구가 88.7%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광진(86.5%) ▲강서(86.4%)를 보였다. 특히 수도권 읍·면·동 중 13곳이 전셋값이 매맷값보다 높은 '역전 현상'을 보였다. 경기 안산상록구 사동(111.6%), 인천 남동구 남촌동(108.9%), 서울 강서구 등촌동(105%)이 가장 높았다. 전세가율이 90%를 넘는 곳도 55곳에 달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보증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사고율이 높은 지역은 위험계약을 체결하지 않도록 매물의 권리관계, 주변 매매ㆍ전세시세, 임대인의 세금체납 여부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면서 "계약 이후에는 임대차 신고(확정일자 자동 부여), 전입신고를 통해 우선변제권을 확보하고, 전세자금 보증상품에 가입하는 등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 경매정보를 활용해 지역별 주택의 경매 건수, 낙찰건수 및 낙찰가율도 제공한다. 경매낙찰 통계는 부동산 시장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임대인의 부도·파산 등으로 해당 주택이 경매에 부쳐지는 경우 임차인이 돌려받을 수 있는 보증금액을 유추해볼 수 있다.
지난 3개월 기준 전국의 평균 낙찰가율은 82.7%다. 이는 지난 1년 낙찰가율(86.2%) 대비 3.5%포인트 낮은 수치다.
[서울=뉴스핌] [사진=국토부]2022.09.14 min72@newspim.com |
◆ "전세피해 우려 지역, 지자체 통보…지원 관리"
국토부는 지역별 전세가율과 보증사고 현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전세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은 이달 중으로 해당 지자체에 별도로 통보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지자체가 신축빌라 등을 중심으로 시장 위험요인이 있는지 점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전세보증금을 보호하기 위한 핵심 체크리스트와 홍보물을 배포할 계획이다.
또 전세사기로 의심되는 사례를 분석해 경찰청에 제공하고, 필요시 직접 수사를 의뢰하는 등 전세보증금 미반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통계 정보는 (가칭)자가진단 안심전세 앱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됐던 이른바 '깡통전세 위험지역'의 공식 지정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김효정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이번에 제공된 통계가 전셋집을 구하는 임차인이 위험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보증금 피해를 예방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되길 기대한다"며 "서민들의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전세보증금이 보호되도록 '전세사기 피해 방지방안'의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이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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