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외교부는 15일 중국 국가박물관이 한중일 유물을 전시하면서 한국 고대사에서 고구려와 발해를 빼는 등 역사 왜곡 논란을 빚은 데 대해 조속한 시정조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안은주 외교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중국 측도 이 사안의 심각성에 인식을 같이하고, 해당 건이 양국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해결 방안을 내부 검토 중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김한규 21세기 한중교류협회장(왼쪽부터), 박진 외교부 장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임채정 한중관계 미래발전위원회 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기념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2022.08.24 photo@newspim.com |
안 부대변인은 외교부에서 어떤 조치를 취했느냐는 질문에 "이번 사안은 학술적 차원의 문제를 넘어 양국 관계 및 우리 국민의 대중국 인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답했다.
이어 "특별전 주관 기관인 양국 국립박물관 간 소통에 더해 각급 외교 채널을 통해서도 즉각 중국 측에 수 차례 엄중히 문제를 제기하고 조속한 시정 조치를 촉구중"이라며 "관계부처, 기관 등과 긴밀히 협업하면서 계속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 측에 문제를 제기했다"며 "역사 문제는 민족의 정체성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어떤 역사 왜곡 동향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중국 측이 임의로 국립중앙박물관이 제공한 자료를 수정한 데 대해, 사과를 요구한 국립중앙박물관의 항의 내용도 함께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중국 베이징(北京)에 있는 중국국가박물관은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지난 7월부터 '동방길금(동방의 상서로운 금속) - 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이란 주제로 고대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데, 국립중앙박물관 측이 제공한 한국사 연표와 달리 고구려와 발해의 건국 연도를 삭제했다.
전시회에는 한국 국립중앙박물관과 일본 도쿄국립박물관도 공동으로 참여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이 제공한 한국사 연표에는 고구려와 발해의 건국 연도가 포함돼 있는데 중국 국가박물관의 실제 전시에서는 이 내용이 빠진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를 시정하지 않으면 한국 전시품을 조기 철수하겠다는 방침을 중국 측에 밝혔다며, 담당 직원이 중국에 출장을 가 관련 사항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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