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도입에 따라 태양광 세제 혜택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화솔루션이 국내외 태양광 사업 투자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케미칼 부문 생산 설비 증설 계획을 철회하고 태양광 사업 신규 투자에 나섰다.
한화 빌딩 전경. [사진=한화] |
한화 솔루션은 지난 7일 1600억원을 투자해 여수 산단에 18만t 규모의 질산과 질산 유도품(DNT) 생산 시설을 지으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DNT 자체 조달을 통해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 사업 수직계열화를 이루려고 했으나 원자재 가격 급등, 제반 물가 상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이유로 투자 결정을 철회하기로 했다.
같은 날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사업 강화를 위해 7617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GS에너지와 손잡고 태양광 모듈용 시트의 핵심 소재인 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EVA)를 생산하는 합작회사를 전남 여수산업단지에 설립한다.
양사가 총 5900억원을 투자해 설립하는 '에이치앤지케미칼(H&G Chemical)'은 2025년 9월부터 연산 30만톤을 목표로 EVA를 생산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 첨단소재 부문 등 EVA시트를 생산하는 글로벌 태양광 부품 업체들은 이 소재를 활용해 제품을 공급한다.
첨단소재 부문도 충북 음성에 약 417억원을 투자해 EVA시트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이번 합작사업으로 한화솔루션을 포함한 한화그룹의 EVA 생산능력은 총 92만t으로 늘어 미국 엑슨 모빌(79만t)을 제치고 글로벌 1위의 EVA 생산업체로 도약하게 된다.
이어 고출력 제품 생산을 위해 기존의 M6(16.6㎝ x 16.6㎝) 웨이퍼를 면적이 더 큰 M10(18.2㎝ x 8.2㎝)으로 대체하는 설비 전환에 나섰다. 충북 진천공장에 총 1300억원을 투입해 고효율의 탑콘 기반 셀과 대형 웨이퍼(M10)를 활용한 모듈 생산라인을 설치한다.
한화솔루션 직원들이 태양광 셀 품질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화솔루션] |
미국 현지 생산공장 신설도 검토 중이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미국 텍사스주에 최근 18억2900만달러(약 2조5000억원) 규모 사업 의향서를 제출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댈러스카운티에 태양광 패널, 잉곳(실리콘 기둥), 웨이퍼, 셀, 에틸렌초산비닐(EVA) 등을 생산하는 대규모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 조지아주 모듈공장에는 내년 2000억원을 투자해 1.4GW를 추가할 예정이다. 완공 시 총 3.1GW의 모듈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한화솔루션의 투자는 IRA 통과와 맞물린다. 미국 의회를 통과한 IRA 법에는 탈탄소와 풍력·태양광·배터리·그린수소 산업의 미국 내 생산 확대 등을 위해 3740억 달러(약 502조6000억원)를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가운데 풍력·태양광 부문 지원액이 300억 달러(약 40조3000억원)에 이른다.
태양광의 투자세액공제(ITC) 혜택 기간도 기존 2023년 말에서 2032년 말로 10년 연장된다. 적용 세율도 기존 26%에서 30%로 상향된다. 또 미국 내에서 생산된 태양광 관련 제품에 대해 제품생산세액공제(MPC) 혜택이 제공된다. 내년 한화솔루션 모듈 공장의 용량이 3.1GW까지 늘면 세제 혜택 규모는 2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솔루션은 IRA 법 시행에 따라 미국 태양광 시장이 성장할 것을 대비해 미국 태양광 사업 담당 법인의 지배구조도 개편했다. 한화 솔루션의 자회사 한화 큐셀아메리카를 한화 글로벌에셋 자회사로 이전한다. 한화 솔루션은 한화 글로벌에셋을 중심으로 한화 큐셀아메리카홀딩스, 한화 큐셀아메리카 등으로 미국 내 법인을 일원화해 조직관리 효율화를 달성할 방침이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양광 산업에 대한 미국의 정책적인 지원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업구조를 태양광 중심으로 재편한 점은 긍정적"이라며 "이른 시일 내에 미국 내 태양광 밸류체인(가치사슬) 수직 계열화를 위한 투자 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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