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수영 기자 = 수도권 중소기업과 농어촌 등을 중심으로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으나 정작 수백만명의 장애인들은 구직에 애를 먹고 있다.
정부가 기업에게 일정 비율 장애인을 고용하도록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고용 대신 과태료를 내는 기업이 대부분인 탓에 장애인 고용률은 하락 중인 것.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장애인 고용촉진을 위해 내년도 예산을 13.4% 확대하고, 관련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 기업 인력난에도 갈 곳 없는 장애인들…의무고용제 '유명무실'
21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만 15세 이상 등록장애인은 257만4907명이며,
이 중 경제 활동 참가율은 37.3%, 고용률 34.6%, 실업률은 7.1%다.
전년 대비 경제활동참가율과 실업률은 각각 0.3%포인트(p), 1.2%p 상승했으나, 고용률은 0.3%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체 인구의 고용률이 1.0%p 상승한 점과 대조적이다. 장애인과 전체 인구의 고용률 격차는 26.6%p로, 2020년(25.3%)보다 1.3%p 증가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19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5가역에 내린 배영준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활동가를 엘리베이터 공사 업체 관계자가 바라보고 있다. 2022.09.19 kh10890@newspim.com |
특히 장애인 고용률은 2019년과 2020년 각각 34.9%를 기록한 뒤 지난해 34.6%로 꺾였다. 앞서 장애인 고용률은 2017년 36.5%을 기록하고 2014년에는 37.0%로 최고치를 달성한 바 있다. 연도별 소폭의 고용률 등락은 있었으나 결론적으론 하락세를 탔다는 평이 나온다.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장애인의무고용제'가 시행됐으나 고용률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는 셈이다.
장애인의무고용제도는 고용취약계층인 장애인의 고용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다. 세부 내용을 보면, 상시근로자 50명 이상인 민간기업은 장애인을 각각 전체 근로자의 3.1%(공공기업 3.4%) 비중으로 고용해야 한다.
정부는 장애인 고용률을 미달하는 기업에게 과태료 형식의 고용부담금을 부과하고, 비율을 초과해 고용한 기업을 대상으로는 고용장려금(30만~8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공단에서 공개한 2021년 기업체장애인고용실태조사를 보면 2020년 기준 상시근로자 1497만4809명 가운데 장애인 근로자는 22만1710명으로, 기업 고용률은 1.48%에 그친 실정이다. 더욱이 이는 전년 대비 0.04%p 줄어든 수치다.
◆ 고용부, 고용장려금 35만~90만원 확대…예산 2977억 편성
장애인의무고용제가 유명무실해지자, 고용부는 제도 효율화를 위해 현재 월 30만~80만원 수준인 고용장려금을 내년부터 35만~90만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고용장려금 관련 예산도 올해 2624억원에서 내년 2977억원으로 13.4%(353억원) 늘었다.
장려금은 성별과 장애 정도에 따라 차등 지급하며, 남성 경증 장애인을 고용할 경우 35만원, 여성은 50만원을 지원한다. 중증 장애인의 경우 남성 70만원, 여성 90만원씩 지원된다.
고용부 장애인고용과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장애인 고용률이 전체적으로 안 좋았던 것은 사실"이라며 "장애인고용장려금은 근로자를 신규 고용했을 때 1~2년간 지급하는 일반 장려금과는 달리 장애인을 고용하는 동안 계속 지급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에 직접·지속적으로 지원금을 지급하는 제도인데다 금액도 확대되는 만큼 장애인 고용 촉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한편 내년도 고용부의 장애인 총 예산은 올해(7663억원)보다 9.1% 늘어난 8357억원이다.
고용부는 시대 흐름에 맞춰 장애인 근로자의 디지털 전환 대응력 향상을 위해 디지털 맞춤훈련센터를 올해 3곳(36억원)에서 내년 6곳(42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외에도 월 5만원인 출퇴근 지원금의 적용 대상과 범위를 기존 근로능력 취약 장애인(3000명)에서 중위소득 50% 이하 중증장애인(1만5000명)까지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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