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명은 기자 =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 5개 지방사무소(서울‧부산‧광주‧대전‧대구)에 접수된 민원이 1만3000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다이자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1만건 돌파다.
지방사무소가 1년에 1만건이 넘는 민원을 처리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가 공정위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온 사건처리 지연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분석된다.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공정위 5개 지방사무소에 접수된 민원은 총 1만2766건에 이른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9008건, 부산 1174건, 광주 917건, 대전 895건, 대구 772건 순이다.
공정위 5개 지방사무소 민원접수 건수는 2016년 6368건에서 2017년 8718건, 2018년 9703건, 2019년 9386건으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해오다가 2020년 1만1819건으로 처음으로 1만건을 넘어섰다. 이후 2년 연속 1만건대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5개 지방사무소에서 처리한 사건은 총 2706건으로 집계됐다. 지방사무소 전체 사건처리 건수는 2016년 3167건에서 2017년 3304건, 2018년 4412건으로 늘었다가 2019년 3472건, 2020년 2775건에 이어 지난해 2706건으로 3년 연속 줄어들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사건처리 건수는 감소세를 보였지만 같은 기간 민원이 폭증하면서 사건처리에 걸리는 시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5개 지방사무소가 처리한 사건 1건당 평균 처리 기간은 2019년 111.2일, 2020년 112.8일에 이어 지난해 108.8일 수준을 나타냈다.
주로 신고사건을 처리하는 지방사무소의 경우 민원 급증과 인력 부족 등으로 조사 기간이 장기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정위 신고사건은 원칙적으로 피신고인의 주된 사무소 소재지가 있는 지방사무소가 처리한다. 기업결합‧부당지원‧기관이첩 사건이나 전국적 파급력이 있는 사건, 다발성 민원 등은 예외적으로 세종 본부가 맡는다.
5개 지방사무소 가운데 민원과 사건처리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서울사무소다. 서울사무소의 관할 지역이 서울, 인천, 경기, 강원 등으로 넓은 데다 이 지역에 사업체가 몰려 있어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서울사무소의 경우 민원접수 건수는 2019년 7689건, 2020년 8923건에 이어 지난해 9008건으로 최근 3년간 계속 늘었다. 반면 사건처리 건수는 2019년 2013건에서 2020년 1561건으로 큰 폭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1590건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같은 기간 사건 1건당 평균 처리 기간을 보면 2019년 74일에서 2020년 110일로 크게 늘었고, 지난해에도 이와 비슷한 108일을 기록했다.
처리 사건은 줄었지만 같은 기간 민원이 폭증하면서 전체 업무량이 늘다보니 사건처리가 장기화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공정위는 사건 당사자와 국회 등을 중심으로 사건처리 지연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자 지난해 '사건처리 업무개선 작업반'을 가동해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 상태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 서울사무소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민원의 상당수를 처리하고 있다"면서 "신고사건을 조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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