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한 주에 수십만원이 넘는 주식을 1000원 단위로 쪼개 살 수 있는 국내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가 26일 개시된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기대 이상 참여로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시작한 증권사들은 최근 증시 부진과 거래대금 감소, 1주당 가격이 100만원을 넘는 '황제주' 실종으로 우려가 높은 가운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외의 결과가 나왔다고 입을 모았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가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음달에는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 연내에는 다올투자증권, 대신증권, 상상인증권, 유안타증권, IBK투자증권에서도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국내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는 국내 상장주식을 '1주' 단위로 매수할 필요없이 0.1주, 0.01주 등 소수점 단위로 쪼개서 사고 팔 수 있는 서비스다.
[사진=NH투자증권] |
투자자가 소수점 단위로 주식을 주문하면 증권사가 주문을 취합해 온주(온전한 한 주)를 취득하고 부족분은 증권사가 자기 재산으로 채우는 방식이다. 해당 주식을 예탁결제원에 신탁하면 예탁결제원은 신탁받은 주식을 기초로 수익증권을 분할 발행한다.
예를 들어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이용하면 26일 현재 44만8000원인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1000원 혹은 100원 단위로 주문할 수 있다.
주문은 주단위가 아닌 금액단위다. 최소 주문 금액 단위, 주문 취합 주기, 주문 가능 종목 등 세부 내용은 증권사별로 다르다. 이날 서비스를 개시한 KB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최소 거래 금액을 '1000원'으로, NH투자은행은 '100원'으로 설정했다.
국내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는 적은 금액으로 고가 주식을 부담없이 매입할 수 있어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해 시장 활성화 효과를 낼 것이란 기대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발(發) 긴축 공포로 코스피가 4일 연속 하락해 연저점이 붕괴되며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고, 1주당 가격이 100만원 이상인 '황제주'들이 사라지면서 실효성도 크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높았다.
때문에 업계에서도 별 다른 기대 없이 이날 서비스 개시했다가 예상 외의 결과에 놀라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증권사 별로 보유한 계좌수, 이벤트 유무에 따라 조금씩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관심이 높았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2332.31)보다 0.98포인트(0.04%) 내린 2331.33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51.41)보다 1.54포인트(0.20%) 하락한 749.87에 거래를 시작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09.7원)보다 4.7원 내린 1405.0원에 출발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2.09.23 pangbin@newspim.com |
증권사 한 관계자는 "소수점 거래를 하려면 계좌별로 따로 신청을 해야한다"며 "생각보다 거래 신청 건수가 상당히 많았다. 다만 주문 건수는 그정도 수준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기대를 많이 안 했다. 최근 시장 흐름이 좋지 않았고 거래대금도 감소하는 추세였기 때문"이라며 "생각보다 문의전화가 많이 왔고, 기대보다 거래 신청, 주문 건수가 많았다"고 말했다.
오전까지만 해도 증권업계 분위기는 차가웠다. 또 다른 관계자는 "참여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 시장 상황이 매우 안 좋은 영향도 있고, 증시 부진에 황제주가 사라지면서 유인효과도 떨어진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3300을 돌파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LG생활건강, 태광산업 등이 100만원을 넘는 '황제주' 반열에 올라섰지만, 올해 증시 부진이 지속되며 주가가 고전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신규 도입하는 서비스에 대한 호기심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나아가 목돈이 모자란 MZ세대 등 젊은층의 호응을 이끌었을 것으로 보고, 향후 이들에게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신규 계좌 개설 확대 등 이점을 기대할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연령이 낮거나 가용예산이 적고 주식투자를 시작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적은 금액으로 투자를 '경험'해 보기에 좋은 서비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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