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뚜렷한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에 따라 연말 정책(기준)금리를 4.25~4.5%까지 올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애틀랜타에서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보스틱 총재는 "인플레가 목표치인 2%까지 충분히 빠른 속도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면서 "11월 회의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12월에는 50bp 인상할 것이라는 게 나의 기본 가정"이라고 말했다.
라파엘 보스틱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이 같은 보스틱의 전망은 올해 남은 두 차례 정책회의에서 연준이 정책금리를 총 125bp 추가로 인상할 것으로 본 연준 위원들의 전망치(중간값)와도 일치한다.
지난주 열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75bp 추가 인상함에 따라 미국의 정책금리는 현재 3%~3.25%에 머물고 있다.
또 9월 FOMC 후 공개한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에서는 연말 기준금리가 4.4%로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위원들 대다수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4.25~4.50%로 지금보다 최소 1.25%포인트 더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는 당초 월가 전망도 웃도는 수준이어서 시장을 패닉에 빠뜨렸다.
예상보다 매파적인 9월 회의 결과에 27일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올해 신저점을 또 다시 갈아치우는 등 글로벌 증시 전반에 패닉에 가까운 매도세가 일고 있지만, 이번주 공개 발언에 나선 다수의 연준 위원들은 물가 안정이 최우선이라는 입장을 재차 확인하며 매파적 기조를 꺾지 않는 모습이다.
또 이날 보스틱 총재는 영국 파운드화 가치 폭락과 이에 따른 영란은행(BOE)의 긴급 국채 매입 등 외부적 상황이 현재로서는 연준의 정책에 대한 견해를 바꿔놓을 정도가 아니며, 미국 경제에 전염 리스크를 높일 것으로 판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더불어 총재는 미 국채 시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짐이 포착되지는 않고 있으며, 강력한 미국의 고용 시장 상황으로 보아 미 경제가 '상당한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전염 가능성이 작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 폭락과 길트채 금리 급등으로 미 달러화 강세가 심화하는 가운데,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28일 아시아 장중 한때 4%를 돌파하는 등 금융 시장의 혼돈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긴축과 강달러의 여파에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보스틱은 여전히 물가 안정이 연준의 최우선 과제임을 다시 한번 강조함으로써 연말까지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이어가겠다는 연준의 기조에 변함이 없음을 재차 확인했다.
다만 이날 보스틱은 미국에서 수요가 냉각되기 시작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인플레이션 하락의 전조라면서 만일 물가상승률이 충분히 빠르게 하락하면 금리 인상과 더불어 "우리(연준)가 해야 할 일도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경제) 성장률이 추세를 밑돌 것으로 예상한다"며 "보다 다양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둔화하기 시작하고 노동시장도 합리화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그 수준에서 (금리 인상을) 멈추고 유지를 생각해 볼 때라는 신호"라고 말했다.
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미 동부 시간 오전 현재 11월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75bp 인상할 가능성은 64%로 반영되고 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