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뉴스핌]김나래 특파원=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감이 커지면서 시장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가 4%를 장중 돌파했다. 이같은 움직임이 지속된다면 금융 시장 전반에 파급효과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장중 최고 4.019%까지 상승하며 일시적으로 4%대를 돌파한 이후 다시 빠르게 하락 중이다.
마켓워치는 4% 돌파가 2010년 4월5일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올해 들어 2.5%포인트 가까이 상승했으며 1981년 이후 가장 가파른 급등세다.
이같은 미 국채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는 것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입장을 견지하겠다는 강한 의지와 영국의 감세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번 주초 연준 고위 인사들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더 많은 금리인상을 해야 한다며 강하게 긴축 의지를 표명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여기에 영국이 50년 만의 최대폭 감세 계획을 발표하며 영국 국채 금리와 파운드화가 폭등하며 투자심리가 가라 앉았다. 다만 이날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긴급 국채 매입 계획을 발표하며 미 국채 금리 상승세도 진정됐다.
일반적으로 10년물 국채 금리의 상승은 경기의 선행 지표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10년물 국채 금리는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이자율과 개인·기업 대출의 방향을 설정하는 벤치마크 금리인 만큼 미국 외에도 글로벌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
특히 시장 금리가 상승할 때마다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하면서 미래 수익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주식시장에도 부담이 된다. 즉 채권 수익률 상승은 국채와 같은 안전한 자산에 비해 주식 등 위험자산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BNY 멜론의 시장 전략 책임자인 다니엘 테네가저는 "10년물 수익률이 4%를 돌파하면서 주식시장에도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면서 "채권 수익률이 4% 이상으로 상승한다는 것은 시장이 더 강도 높은 긴축 정책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 높은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긴축 정책을 고려할 때 채권 수익률이 중장기적으로 더 낮은 범위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경제에서 4%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곳은 모기지다. 모기지 데일리 뉴스에 따르면 실제로 15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은 6.52%를 기록했으며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은 7%를 넘어섰다.
FHN 파이낸셜의 크리스 로우는 "미국의 모기지 외에도 자동차에서 신용카드 및 학자금 대출에 이르기까지 모든 대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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