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대우조선) 인수에 나서면서 방위산업 재편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방산·우주사업 확대를 통해 '한국의 록히드마틴'이 되겠다는 복안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의 방산 부문, 한화디펜스 등 3개 회사에 분산돼 있던 방산 부문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화빌딩 전경. [사진=한화그룹] |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방산 톱10'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대우조선이 더해지면 해양, 방산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방산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한화의 방산 부문에는 잠수함, 전투함, 보조함 등 군용 선박이 빠져 있었는데, 국내 1위 함정 건조 업체인 대우조선을 인수할 경우 이 부문을 보완할 수 있다.
특히 한화의 태양광,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사업과 대우조선해양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한화는 대우조선의 LNG·원유 시추용 플랜트까지 더해지면 에너지 생산에서 운송, 발전까지 전 과정에 걸쳐 이어지는 친환경 에너지 밸류 체인을 구축할 수 있다.
한화의 이런 작업은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의 승진과도 맞물려있다. 김 부회장은 지난달 기존 한화솔루션에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도 맡았다. 방산, 우주, 태양광을 모두 책임지는 자리에 오른 셈이다.
김 부회장의 승진 후 그룹 역량을 방산과 태양광에 결집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또 한화솔루션을 태양광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해 갤러리아·첨단소재 부문을 분할하기로 했다.
현재 한화는 자산 규모 80조원, 재계순위 7위(공기업 제외)다. 이번 대우조선(자산 12조원) 인수를 통해 6위인 포스코(자산 96조원)를 바짝 추격할 수 있게 됐다.
최근 K-방산 수출이 확대되고 있는데다, 우주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한화의 '몸집 키우기' 작업은 중장기적 전략으로 볼 때 미래 성장엔진 준비 단계에 해당된다. 록히드마틴, EADS, MBDA 등 세계적인 방산기업들도 대부분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서울=뉴스핌] 사진=한화그룹 |
한화가 향후 방산 및 우주사업을 영위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카이) 인수까지 성공하면 세계 최고 방산기업 '록히드마틴'처럼 우뚝서게 된다. 지난 26일 시장에선 이르면 올 연말 정부가 카이 지분 매각 방침을 밝히고 한화가 카이 인수를 타진할 것이라는 설이 나돌았다. 다만 한화에서는 카이 인수 타진에 대해 "현재로써 검토하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한화는 "조선산업 진출을 넘어 그룹 주력인 방산 분야에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전세계 지정학적인 위기로 한국 무기체계에 대한 주요국의 관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통합 방산 생산능력과 글로벌 수출 네트워크를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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