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아영 기자 = #. A씨는 지난해 1월 일명 '주식 리딩방'이라고 불리는 오픈채팅방에 초대 받았다. 대화 참여자들은 '자산관리사 B'에게 돈을 맡겨 높은 수익을 맡겼다며 투자를 부추겼다.
이후 자산관리사 B씨는 "합법적인 스포츠토토를 통해 수익을 내주겠다" A씨로 하여금 특정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로그인을 하고 지정하는 계좌에 투자금을 입금한 다음 직접 개발한 프로그램을 통해 베팅하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속였다.
그러나 B씨는 자산관리자가 아니었고 해당 사이트도 실제 스포츠토토 등에 베팅할 수 있는 사이트가 아니었다. 사이트에 명시된 계좌도 타인 명의의 대포 통장이었다. 이러한 수법으로 B씨 일행은 2020년 9월부터 2021년 3월까지 피해자 5명에게 약 13억원의 금원을 갈취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단독9부(부장판사 박미선)는 지난 28일 사기, 전자금융거래법위반, 전기통신사업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 [사진=뉴스핌DB] |
최근 주식 열풍이 불면서 주식 투자를 도와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주식 리딩방 사기'가 속출하고 있다. 이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을 통해 참여자를 끌어 모으고 미리 모아둔 대포통장으로 투자금을 가로채는 방식으로 금원을 편취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금감원에 접수된 유사투자자문업 관련 민원은 총 3442건으로 전년(1744건) 대비 97.4% 증가했다.
유사투자자문업자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주식 등 금융투자 상품에 대한 조언을 영업으로 하는 사업자로 일대일 투자자문이나 자동매매 프로그램 판매·대여는 불법이다.
이같은 리딩방 사기는 조직적으로 운영된다. 이들은 전체를 총괄하며 연락을 담당하는 총책을 비롯해 실제 투자가 이뤄지는 것처럼 가장하기 위한 사이트를 관리하는 홍보팀, 피해금 입‧출금 및 속칭 '롤링(피해금을 2차 계좌, 3차 계좌로 송금해 자금 추적을 어렵게 하는 것)'을 위해 대포통장 계좌를 모집‧관리하는 통장 모집‧관리책 등으로 구성된다.
사기 수법도 점차 진화하고 있다. 오픈채팅방 뿐만 아니라 비교적 접근이 쉬운 유튜브 등을 통해 얼굴을 비춰 신뢰를 형성한 후 범행을 시도하기도 한다. 데이터베이스(DB)를 이용한 정교화된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하기도 한다.
리딩방을 운영하는 것 외에 유명 리딩방 가입을 명분으로 가입비 등을 편취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5월 창원지법 진주지원은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C씨에게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C씨는 "텔레그램 정보방이 있는데 일반인들은 알 수 없는 특별한 소스만 따라가면 절대 손해 보는 일이 없다"며 가입비로 두 차례에 걸쳐 총 2250만원을 요구했다. 이후 피해자에게는 가입이 승인된 것처럼 굴며 리딩방 방장에게 투자 정보를 얻기 위해 자금을 전달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지속적으로 수백만원을 갈취했다.
재판부는 "가상의 인물을 창조하고 그로부터 투자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거액의 가입비 등이 필요한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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