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국내 밀 비축량이 고작 9일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량안보 차원에서 비축물량과 자급률을 서둘러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위성곤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 서귀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연간 밀 수입량은 433만3000톤 규모로 집계됐다.
국내 밀 비축 능력은 11만2000여톤으로 2.5%에 불과하다. 일수로 계산하면 9일 남짓의 소비량이다. 반면 전 세계식량기구 등이 제시하는 밀의 적정 비축률은 연간 소비량의 33% 수준(4개월분)이다.
[자료=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2022.10.04 dream@newspim.com |
밀은 우리나라 국민의 주식은 아니지만, 202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밀 소비량이 33kg로 쌀 53kg의 62% 수준에 이를 만큼 소비량이 급증하고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과 기후 위기 등으로, 밀의 수급 불안이 계속되고 있어 밀의 비축시설 확보 등을 통한 비축률 제고가 시급한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지난 9월 2021년 8000톤 규모이던 국산 밀의 정부 매입·비축 규모를 올해 1만7000톤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역시 당초 올해 비축 목표인 1만4000톤에서 상향한 것이지만, 여전히 소량에 불과한 국산밀 매입으로는 제고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인도가 밀 수출을 중단하면서 우리나라도 밀 수급 대책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정부는 인도와의 밀 수입 계약이 연말까지 되어 있고 국내 수입량도 적어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밝혔으나, 올해 7월까지의 밀 수입현황에 따르면 인도산 밀 수입량은 55만6000톤으로 전체 수입량의 20%가 넘는 3위에 달했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위성곤의원실] 2021.10.19 dream@newspim.com |
위성곤 의원은 "국내 밀 생산 농가들은 터무니없이 적은 국산 밀 농가 지원 때문에 밀 농사 포기를 고민하고 있는데, 정부는 정작 밀 농가 지원 대책은 마련하지 않고 밀 자급률 상향만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실현 방안은 없고 목표만 있는 허무맹랑한 계획"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밀에 대한 목표치만 대책 없이 높여 잡는 게 지금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라면서 "밀 농가의 의견과 요구가 반영된 밀 농가 지원 강화 등 국산 밀 생산 확대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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