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도발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전화통화를 통해 강력히 규탄하는 등 미일 공조가 강해지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과 미일 정상간의 통화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5일 윤 대통령과 미일 정상의 통화가 추진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알려드릴 만한 내용이 없다"라며 "일본은 자국 상공으로 미사일이 날아갔으니 가장 직접적인 위협을 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윤석열 대통령 [사진 = 대통령실] 2022.05.30 oneway@newspim.com |
하지만 북한의 이번 도발이 일주일 새 5번째 이뤄졌고, 이전 미사일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우리를 겨냥한 측면이 크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가장 큰 당사자는 대한민국일 수밖에 없다.
미일 정상 통화가 이뤄지고 한국 정상과의 통화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는 일본의 내부 상황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상범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우리에게는 많이 경험한 것이라면 일본은 상대적으로 더 공포가 클 수밖에 없다"라며 "일본의 안보 불안이 고조된 상황에서 이에 대한 배려 차원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일본 내에서 20%대의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내각제를 택하고 있는 일본에서 총리의 지지율이 20%라면 국정 운영이 어렵다. 이 때문에 기시다 총리가 미일 동맹을 강조하며 높아진 안보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이려 한다는 것이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4일(현지시간) 통화하고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을 강하게 규탄했다.
백악관은 이날 "양 정상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을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했다"라며 "일본 국민에게 위험이 되고 역내를 불안정하게 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발표했다.
백악관은 "양 정상은 즉각적이며 장기적인 대응을 양자로, 한국과 함께 3자로, 그리고 국제사회와 함께 지속해서 긴밀히 조율할 것임을 확인했다"고 했다.
물론 북한의 중거리 미사일 도발 이후 한미일은 긴밀한 협의를 진행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상과 통화를 통해 유엔 안보리 차원의 공동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고,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들도 각각 통화해 우려를 표했다.
김성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각각 전화 통화를 통해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단호한 대응 원칙을 확인했다.
북한 미사일 도발 이후 한미일은 이처럼 긴밀하게 논의를 이어갔다. 다만 안보협력의 정점을 찍는 정상 간 통화가 이뤄지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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