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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매물도 아직 비싸"…내집마련 수요 아직 '머뭇'

기사등록 : 2022-10-1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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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원 호가 내린 급매물 쏟아지지만 거래 뜸해
올해 9월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2017년 9월 대비 70% ↑
내년까지 급매물 늘어날 전망…집값 하락 기대감에 매수세 위축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부동산 시장 침체기로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자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지만 수요자들은 내집 마련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기간 집값이 급등한 탓에 여전히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인식이 많아서다. 최근 비교적 낮은 가격에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이들 매물 역시 5년전 가격보다 70% 가량 높은 수준이다. 특히 당시 아파트를 살수 있었던 금액으론 현재 전세살이도 힘들다. 수천만원 호가를 내린 매물들이 외면받는 이유다.

내년까지 급매물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 우세하다. 점차 시장에 급매물들이 쌓일 경우 집값이 더 낮아질 것이란 기대감에 매수 심리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놓는 급매물이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내집마련 수요를 비롯한 실수요들은 '버티기'를 지속하고 있는 중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서울 용산구 일대 아파트 모습. 2022.08.21 yooksa@newspim.com

◆ 5년전 아파트 매매 가능했던 금액, 올해는 전세살이도 어려워

최근 주택시장에는 가격을 비교적 큰 폭으로 낮춘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집값의 바로미터가 되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1000세대 이상 대단지 아파트에서도 수억원이나 떨어진 급매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강남구 일원동 지역의 아파트 매매 매물은 294건으로 6개월 전 171건에 비해 7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송파구 잠실동 지역의 매물 역시 557건에서 817건으로 46.6% 증가했다. 강동구 명일동(226건→323건)은 42.9%, 서초구 방배동(481건→641건)은 33.2% 증가했다.

하지만 정작 거래는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호가를 수천만원 내린 매물도 실수요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문재인 정권이 출범한 2017년 이후 급등한 집값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억5601만원이다. 이는 2017년 9월(3억2936만원) 대비 68.8% 높은 수치다. 올해 들어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5년 전 가격과 비교하면 70%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전세가격 역시 크게 올랐다. 전국의 아파트 평균 전세값은 2017년 9월 2억4063만원에서 지난달 3억3855만원으로 40.7% 증가했다. 당시 서울 아파트를 살 수 있던 금액으로는 5년이 지난 지금 전세살이도 어려워진 것이다.

같은기간 서울만 놓고 보면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배 가까이 올랐다. 2017년 6억3924만원이었던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년만에 99.6% 증가한 12억7624만원으로 급등했다. 경기와 인천 역시 같은 기간 각각 87.2%, 74.9% 증가했다.

지방 5개 광역시(대전·대구·울산·부산·광주) 아파트 평균 매매가도 증가했다. 지난달 기준 매매가격은 3억9928만원으로 2017년(2억6522만원) 대비 50.5% 증가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송파구 공인중개사에 붙어있는 아파트 매매 시세표의 모습. 2022.02.11 pangbin@newspim.com

◆ "시세 대비 크게 낮은 급매물 거래…2017년 수준 하락 어려울 것"

자금 여력을 갖춘 실수요자의 경우 급매물 거래를 통해 내 집 마련에 나설 여지가 커진 상황이다. 다만 내년까지 금리인상 가능성이 있어 시세 대비해 크게 낮아진 매물만 간간히 거래될 가능성이 크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내 집 마련이 급한 실수요자들이 있어 시세 대비 10% 이상 하락한 매물들 가운데 굉장히 저렴한것 위주로만 꾸준히 거래가 될 것"이라며 "다만 내년 주택 경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어 절대적으로 매수세가 크게 늘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여 연구원은 "그동안 집값이 많이 올랐지만 대출이 여의치 않은 부분이 있다"며 "수도권 같은 경우는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있는 지역이 있다보니 지방보다 수요는 많은데 대출은 받기 어렵고, 가격은 더 높아 매수자들 진입장벽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에 물가까지 오르는 상황에서 연소득을 한푼도 안쓰고 모아야 집한채를 살 수 있는 수준이 됐다"면서 "아직까지 매수하기에는 주택 가격이 심리적으로 높다고 인식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2017년도 수준 정도까지 큰 폭으로 집값이 하락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 연구원은 "우리나라 대부분 자산이 부동산 가운데서도 주택에 집중돼있다"면서 "2017년도 수준까지 하락한다면 대출 원리금 상환이 어려워진 하우스 푸어 등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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