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주도 도시의 민간시설에 대해 장거리 미사일 공격을 퍼붓자, 미국과 유럽(EU)등 국제사회는 10일(현지시간) 이를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앞서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의 12개 이상의 도시들이 러시아 장거리 미사일의 공격을 받았다. 이로인해 최소 10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부상을 당하는 한편 주요 기반시설이 파괴돼 전력과 수도 공급이 중단되는 큰 피해가 발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오늘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이번 공격으로 민간인이 살상당했고, 비군사적 시설들이 파괴당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에 대한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불법적인 전쟁의 완전한 잔인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이어 "이번 공격은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우크라이나 국민들 편에 서겠다는 우리의 결의를 더욱 공공히 할 것"이라면서 "동맹국과 파트너들과 함께 우리는 푸틴과 러시아에 잔혹행위와 전쟁 범죄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며, 우크라이나군이 그들의 나라와 자유를 수호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트위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민간시설에 대한 잔혹하고 무차별적인 공격을 규탄한다"면서 "나토는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반격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 안보정책 고위대표도 "이는 21세기에 있을 수 없는 만행"이라면서 이를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엘리제궁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를 갖고 이번 공격에 대한 우려를 전하고 추가 지원을 다짐했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고의로 공격했다"면서 "이는 이번 전쟁의 본질에 있어서 엄청난 변화"라고 주장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를 갖고 러시아의 민간인 대상 공격을 비판했고, 이후 독일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공 방어 시스템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주요 7개국(G7) 의장국인 독일 정부 대변인은 이밖에 이번 사태와 관련한 G7의 긴급 논의가 오는 11일에 이뤄질 예정이며,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에 초청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이와 관련, 양측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대화가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열린 러시아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지난 주말 크림 대교 폭발 사고의 보복으로 우크라이나의 에너지·군사·통신 인프라에 대해 장거리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크림대교 폭발 사고에 대해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러시아의 중요 민간 인프라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테러 공격을 명령하고, 조직하고, 이를 실행한 것이 분명하다"면서 "만약 러시아 영토에서 테러리스트들의 이같은 시도가 계속된다면, 러시아의 대응들은 가혹해지고, 대응 규모도 러시아에 대한 위협에 상응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림대교는 푸틴 대통령이 크림반도 강제 병합이후 건설을 주도했고,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한 러시아군의 핵심 보급로 역할을 해왔다. 우크라이나 정부 당국자들은 크림대교 폭파와 관련해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지만, 우크라이나 군의 소행 여부에 대해선 확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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