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페이가 먹통으로 카카오페이의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던 유통업체들의 영업이 차질을 빚었다. 같은 그룹의 금융계열사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증권이 큰 피해를 겪지 않았고, 데이터센터가 같은 곳에 위치해있는 네이버페이도 3시간만에 서비스가 복구된 만큼 카카오페이의 메신저 기반 결제 시스템과 이중화 장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카카오페이는 그룹사와의 시스템 연결성과 영향도를 점검해 이를 개선할 방침이다.
카카오페이 CI [CI=카카오페이] |
17일 간편결제 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15~16일) 이틀에 걸친 카카오의 먹통으로 카카오페이의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는 주요 유통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홈플러스는 전날 온라인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카카오 계정 연동 서비스인 카카오페이 결제 등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공지를 띄웠다. 마켓컬리도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에 카카오페이 결제 등 일부 서비스 사용이 어렵다고 게시했다.
가상자산 투자자들도 애로를 겪었다. 코인 공시 사이트인 코인게코에 따르면 사고 발생 후 업비트의 일일 거래대금은 7061억원으로 사고 발생 전(1조6000억원) 대비 절반 넘게 줄었다. 카카오페이의 인증 수신 등의 영향을 받은 탓이다.
카카오는 지난 15일 오후 3시30분경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주전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사상 초유의 '데이터정전' 사태를 겪었다. 그 중 카카오페이도 주전산센타의 화재로 송금 및 결제 서비스가 중단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후 가산디지털단지에 위치한 재해복구센터 전산망으로 연계해 15일 오후 7시부터 서비스가 순차적으로 정상화됐으나 카카오톡과 연계된 일부 서비스에서 복구가 지연돼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주전산센터가 서울 상암동에 위치하고 있어 이번 화재 피해로 인한 직접 손상은 없었고, 카카오톡을 통한 간편이체가 일부 작동하지 않아 계좌이체 방식의 송금을 안내했다. 카카오증권은 주선산센터 관련 데이터를 즉시 재해복구센터로 이관했고, 고객계정은 클라우드서비스로 관리돼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카카오페이의 정상화가 다른 금융계열사보다 늦었던 가장 큰 원인은 결제 시스템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센터가 재해나 테러 등에 대비해 분산돼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페이는 메신저 기반의 서비스 특성상 계정인증 등 일부 기능이 카카오시스템과 연결돼있어 카카오톡 관련 서비스 복구에 시간이 소요됐다고 해명했지만, 간편결제 업계 관계자는 "같은 SK C&C 건물을 사용했던 SK브로드밴드나 네이버페이는 서비스가 금세 복구됐고, 네이버페이는 피해를 겪지 않았다"며 "데이터센터가 분산돼있지 않아 벌어진 사건에 대해 카카오톡에 원인을 돌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금융감독원은 카카오의 금융계열사를 대상으로 화재 사고 직후 비상 대응 체계와 데이터센터의 분산 여부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 사고가 발생했던 15일부터 16일까지 시간대별로 어떤 대응을 했는지 등에 대한 내용을 카카오로부터 제출받아 그대로 이행했는지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24일 예정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상 과방위 종합감사에 김범수 카카오 의장,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 박성하 SK C&C 대표이사,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등을 증인으로 채택해 관련 내용에 대해 질의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경영진과 각 부문 책임자들로 구성해 가동해 온 컨트롤타워를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했다.
카카오페이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동체 시스템과의 연결성과 이로 인한 영향도를 점검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경각심을 갖고 향후 이러한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그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하고 빠르게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적 재발 방지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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