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수영 기자 =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근로복지공단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한국산업인력공단, 폴리텍대학 등 고용노동부 산하기관들이 지난해 경영 실적과 내부비리 등으로 질타를 받았다.
특히 최근 발생한 평택 제빵공장 사망사고도 이슈로 급부상했다.
◆ 근로복지공단, 지원금 부정수급 16배↑…산인공, 자격시험 허술한 관리·내부 비리 '뭇매'
이날 국감에서는 고용부 산하기관 12곳의 사업들에 대한 부실 경영 논란과 함께 내부 관리 감독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근로복지공단의 생활안정자금 수혜자가 2017년 158만명에서 2021년 236%로 66% 올랐다"며 "하지만 취약계층을 위한 예산이 사업 목적에 맞지 않게 이용되고 있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강순희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왼쪽)과 안종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근로복지공단,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를 듣고 있다. 2022.10.17 kimkim@newspim.com |
근로복지공단은 취약계층을 위한 생활안정지원금 융자 지원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 의원실에 따르면 이를 악용한 부정수급건수는 2020년 12건에서 지난해 190건으로 급격히 증가했으나, 환수율은 지난해 기준 3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 의원은 "2200년 이후 대폭 확대한 취약계층 융자 사업으로 부정수급이 늘면서 사전 모니터링을 실시했다지만, 대책 마련은 여전히 하지 못하고 있다. 서류 심사 과정부터 부적격자를 가려낼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두지 않은 이유가 궁금하다"고 질의했다.
이에 강순희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코로나19가 성행하던 20, 21년 생활안정자금 수혜자가 예년에 비해 100% 증가해 부정수급도 일시적으로 늘어났지만 올해 8월 기준 13건으로 다시 안정화에 진입했다"며 "자체 모니터링을 강화해 허위 근로자 등 부정 수급자를 대상으로 형사고발 조치 등 적극적으로 하고 있으나 전문 브로커가 개입하는 경우가 많고 사전 검증하기 어려운 시스템적인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강 이사장은 이어 "허위 증빙서류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공공 정부망과 사전에 직접 관련 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협조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강순희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근로복지공단,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22.10.17 kimkim@newspim.com |
매년 국가자격시험에서 불거지는 허술한 관리 체계와 내부 비리 문제도 비판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국가자격증인 세무사 자격시험에서 공무원 특혜와 부실 채점 등 숱한 논란이 제기됐지만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의 대응이 부실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국가자격시험을 주관하는 공단 직원이 1억원이 넘는 시험 수당을 횡령하고, 다른 직원도 가족이 대표로 있는 회사들에게 일감을 몰아준 정황이 드러나 징계 처리된 것으로 드러났다.
어수봉 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자격 검증 논란에 "대단히 송구하다"며 "전체 운영시스템을 재정비해 공단의 공신력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산업안전보건공단, 사망사고 낸 SPL에 우수기업 인증
최근 SPC 계열사인 SPL의 평택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사고로 숨진 가운데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올해 산업안전 우수기업 인증을 연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이 인증 연장을 위한 점검 당시 유해 요인을 파악했더라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날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사고가 난 SPL 사업장은 2016년에 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안전보건 인증을 받은 사업장"이라며 "올해 5월 2일 연장심사에서 2차 인증까지 됐다. 공단이 제대로 살피지 않고 인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어 "공단이 2차 인증 당시에 제대로 된 검사를 진행했더라면 오늘날 이러한 비극은 없지 않았겠냐"고 질타했으며, 이에 안종주 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감독해서 조치했더라면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안종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근로복지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를 듣고 있다. 2022.10.17 kimkim@newspim.com |
이 의원실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SPL 평택 제빵공장은 사고 다음날인 16일에도 사고 지점과 기계를 제외한 나머지 기계를 가동 중이었다.
또 사고 기계에는 노동자 움직임을 감지하는 안전장치가 설치되지 않았으나, 사고 직후에는 안전장치가 설치돼 있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사고 직후 몇 시간 사이에 안전 센서를 설치했다는 것은 작업 시간을 줄이기 위해 안전 센서를 뗐다가 다시 붙였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날 오전 6시경 SPL 평택공장에서 99년생 여성 근로자 A씨가 샌드위치 소스 혼합기에 상체가 끼어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A씨는 구조됐으나 현장에서 사망했다. 고용부는 현재 SPL을 대상으로 중대재해법 적용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 폴리텍, 김건희 여사 '허위경력'에도 교원 채용 논란
폴리텍 대학의 교원 허위경력과 관련한 의혹도 잇따랐다.
최근 5년 간 폴리텍 대학 교원과 시간강사가 한 번도 허위경력으로 부적격 판정을 받은 적 없는데, 이 기간 김건희 여사가 허위 경력을 가지고 폴리텍 대학의 시간강사로 재직했다는 주장이다.
앞서 김 여사는 본인의 허위경력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한 바 있다.
조재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사진=뉴스핌 DB] |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는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 동안 폴리텍 대학에서 시간강사로 강의했다"며 "이 경력을 시작으로 그 이후 수원대 시간강사도 진행했는데, 이력서를 보면 본인이 제출한 서류 경력 그대로 통과됐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김 여사의 경력 중 하나인 한국게임산업협회가 2004년 8월에 출범했는데, 재직증명서에는 2001년부터라고 기재돼 있다"며 "게임산업협회가 설립 인가 받은 게 2004년인데 확인도 안한 채 시간 강사 5년이라는 허위 경력으로 채용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김 의원은 "대선 때도 이슈화된 만큼 폴리텍 대학 전체 교원들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당부한다"고 꼬집었다.
이를 두고 조재희 한국폴리텍 이사장은 "교원 채용 시 허위 경력이력이나 논문 표절 있는 경우에는 재심사를 해서 자격 충족 여부를 재검토 중"이라고 해명했다.
swimmi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