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검찰 수사를 놓고 여야가 강하게 대치할 것으로 예측됐던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예상보다 조용하게 흘러가는 모양새다. 수사책임자인 지검장들이 민감한 질문에 대부분 대답을 회피하면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8일 서울고검과 중앙지검, 서울동부·남부·북부·서부지검, 수원고·지검, 의정부지검, 인천지검, 춘천지검에 대한 국감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송경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수원고검, 서울중앙지검, 서울동부지검, 서울남부지검 등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2.10.18 leehs@newspim.com |
이날 법사위원들의 주요 관심사는 문재인정부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당인사, 그리고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검찰 수사의 진행 상황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검장들은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질의에 대한 대답을 회피했다.
권칠승 민주당 의원은 송경호 중앙지검장에게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재판 중 김 여사 신한증권 계좌가 동부증권 계좌로 옮긴 뒤 이준수라는 인물이 거래했다는 증언이 나온다. 그에 대해 조사를 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송 지검장은 "수사를 진행하는 입장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 중 어느 사건을 불문하고 구체적인 경과나 증거관계, 향후 수사계획은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권 의원이 "인물 조사 여부도 답변이 어렵나. 내용을 묻는 것도 아닌데"라고 재차 묻자, 송 지검장은 "직접 수사나 재판을 담당하는 입장에서 조사 여부 등 구체적 내용을 말하기 어렵다"고 반복해 답했다.
아울러 김의겸 민주당 의원도 송 지검장에게 "(검찰이)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 전 장관이 인정되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구속 대상인가"라고 물었고, 송 지검장은 "가정해서 답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이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도 당연히 구속대상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하자 송 지검장은 "마찬가지로 답변하겠다"며 대답하지 않았다.
이후 김 의원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관련 감사원의 감사 자료 등에 대해서도 질문했으나 송 지검장은 '말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답변하겠다'는 식으로 답을 피했다.
다만 김 의원이 "사건을 뒤집어서 월북 몰이를 다시 몰이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자 송 지검장은 '의원님'하고 말을 잠깐 끊은 뒤, "그건 아닙니다"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송 지검장은 이어진 김 의원의 '문재인 전 대통령도 조사 대상이냐'라는 질문에도 "과정적 상황에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송 지검장은 법사위원장인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의 "도이치모터스 사건 당시 김 여사는 왜 기소가 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럴만한 사정이 있지 않았겠는가"라고 답을 피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홍승욱 수원지검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수원고검, 서울중앙지검, 서울동부지검, 서울남부지검 등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2.10.18 leehs@newspim.com |
홍성욱 수원지검장도 민감한 수사에 대한 질문을 대부분 피했다.
홍 지검장은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의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인터폴 적색수배 진척 상황이 어떤가'라는 질문에 "소재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고 조치도 이뤄졌지만, 여기서 말하는 것은 검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 의원은 "아태협 대북 행사 때 경기도 대신 쌍방울이 대신한 걸로 돼 있다. 쌍방울이 경기도를 대신해 아태협 행사와 광물채굴 약정 대가를 지급한 것이라는 보도가 되고 있는데 맞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홍 지검장은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고, 유 의원이 수사 대상 여부도 말하기 어렵냐고 재차 묻자 "수사 중이라 말하기 어렵다"고 대답을 반복했다.
다만 송 지검장과 홍 지검장 모두 검찰의 정치적 수사 의혹에 대해선 강하게 의견을 피력했다.
홍 지검장은 김남국 민주당 의원이 쌍방울 관련 수사를 정치보복이라고 지적하자 "쌍방울 경영진의 비리와 관련된 범죄를 수사하고 있다"며 "이는 부정부패에 대한 수사이지 결코 정치보복 수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또 김의겸 민주당 의원이 "YS(김영삼 전 대통령) 때 서울지검에 모 차장검사가 기자들 앞에서 '우리는 개다. 물라면 물고 물지 말라면 안 문다"고 하자 송 지검장은 "그분들 얘기"라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은 "지금 검찰이 훨씬 더 강한 권력을 가져서 검찰이 권력 자체가 됐다. 이렇게까지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고 가는 것은 역사적 책임을 여기 계신 분들이 져야 한다"고 말했고, 송 지검장은 "의원님 개인 의견"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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