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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뉴차이나] ⑫ 행간에 드러난 강국의 꿈 '투키디데스 함정 돌파' <下>

기사등록 : 2022-10-2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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習3기 개혁과 쇄신의 정치 '혁고정신' 태풍 예고
모교 칭화대 교훈 자강불식 후덕재물 강조 눈길
주변국 이웃과 우호 협력 강화 '친인선린' 주목

11회 에서 이어짐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시진핑 총서기는 집권 1기인 18기 부터 개혁과 쇄신의 혁고정신(革故鼎新)의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반부패 척결을 명분으로 많은 지도자들이 낙마하고 정치일선에서 물러났습니다. 20대 보고에서 다시 혁고정신을 강조한 것으로 보아 지도부 교체, 물갈이 인사폭이 확대될 전망입니다.  10월 23일 20기 1중전회 지도부 인선에서  7인 정치국 상무위원중 4명 정도가 교체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기자는 20차 당대회 개막식 현장을 취재하기 하루전인 10월 15일 인민대회당에서 영상으로 진행된 20차 당대회 기자회견을 프레스 센터에서 취재했는데 당대회 대변인은 앞으로도(시진핑 3기) 반부패 활동이 계속 강도높게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진핑 총서기는 20대 보고에서 또한 임인유현(任人唯贤)이라는 전국 고사를 소개했습니다. 이 성어에 대해 중국인 친구는 관원을 등용하는데 있어 나이를 불문하고 덕과 재주, 능력을 중시한다는 의미라고 일러줬습니다.

최근 중국 정가 안팎에서는 덩샤오핑(鄧小平) 시절 강조했던 연경화나 장쩌민 총서기 이후 불문율로 굳혀졌던 '7상8하(당대회의 해 기준으로 지도자의 나이가 67세 이하면 유임하고 68세 이상이면 퇴임)' 인사 기준이 깨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나이가 아닌 능력과 시대적 요구 에 따른 지도자 발탁이 중국 공산당의 새 인사 원칙으로 정착될 전망입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겸 국가주석이 20차 당대회 개막식에서 20대 보고를 낭독하고 있다.  2022년 10월 16일 뉴스핌 현장 촬영.  2022.10.20 chk@newspim.com

시진핑 총서기는 '맑스주의 중국화 시대화' 개념을 설파하면서 중국 고대 철학 사상 장자를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천인합일(天人合一), 즉 사람이 도(道)와 하나이고 만물과 내가 공존한다는 도가 철학을 중화 전통문화의 핵심 세계관으로 소개한 것입니다.

자강불식 후덕재물(自强不息 厚德载物). 2022년 10월 16일 오전 뉴스핌 기자가 베이징인민대회당 현장을 찾아 직접 취재한 공산당 20차 당대회 개막식 보고에서 시진핑 총서기는 주역도 안급했습니다. 주역은 부단히 자신를 갈고 닦는데 소홀함이 없다는 뜻으로 군자 자강불식을 강조했습니다.

시 총서기는 역시 주역의 금과옥조로 자강불식과 늘 함께 붙어다니는 후덕재물(厚德载物)을 인용했습니다. 덕이 있는 자가 큰 일을 맡아 군자의 소임을 다한다는 뜻으로 덕행을 강조하는 개념이라고 합니다.

후덕재물이라는 이 경구는 중국의 주요 기관이나 회사, 호텔, 학교 등 어느장소에나 액자로 많이 걸려있습니다. 대한민국 주중 대사관 2층 대회의실 앞 라운지에도 후덕재물이라는 큰 액자가 걸려있습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대한민국 주 중국 대사관 대회의실 앞 로비에 덕행을 강조하는 주역의 귀절인 후덕재물이라는 액자가 걸려있다. 시진핑 중국 총서기는 2022년 10월 16일  공산당 20대 보고에서 자신의 출신대학 칭화대 모교 교훈이기도 한 후덕재물을 인용해 관심을 끌었다.  뉴스핌 촬영.   2022.10.20 chk@newspim.com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가 열리는 인민대회당 앞 천안문광장 남쪽의 정양문(전문)에 붉은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붉은 색은 중국의 전통 색이며 혁명을 상징하는 색깔이기도 하다.  2022.10.20 chk@newspim.com

중국인 친구는 덕있는 자가 세상을 이롭게 하고 덕행으로 우주의 온갖 사물을 담을 수 있다는 뜻으로 개인과 사회적 관계를 나타내는 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친구는 '자강불식 후덕재물'이 시진핑 총서기 모교인 칭화대학교 교훈이기도 하다고 일러줬습니다. 언젠가 보니 자강불식 후덕재물은 뉴스핌 기자의 왕징 사무실 인근에 있는 칭화대 부속 초등학교 교실에도 교훈으로 걸려 있었습니다.  

예기에 나오는 징신수목(讲信修睦)이라는 구절도 시진핑의 20대 당대회 보고서에 등장했습니다. 정신수목은 개인과 개인, 나라와 나라간 선린관계에 신용과 화목, 조화 추구가 근본임을 내세우는 말입니다.

이 경구는 치국의 도와 대외 정책에 모두 적용이 되는 얘기지만 특히 미국을 겨낭해 신뢰와 윈윈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20대 보고서에서 시 총서기가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미중관계는 20대 보고의 모든 주제들을 관통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시진핑 총서기가 맑스주의 중국화와 시대화를 역설하면서 내세운 10대 경구중 열번째인 친인선린(亲仁善邻)은 좌전에 나오는 애기인데 쉽게 말하면 이웃 나라들과 친하게 잘 지내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20대 보고에서 밝혔듯 일대일로 RCEP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라도 중국은 주변 아세안 및 중앙아시아 동북아 연접국들과 잘 지내야합니다. 친인선린 전략에는 한국도 포함돼 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비록 남의 나라 정당, 그것도 공산당의 당대회지만 중국의 20차 당대회 보고서를 잘 뜯어봐야하는 이유입니다.  

13회에 계속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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