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중후장대 기업들이 노동조합과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서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완성차업계는 기아를 마지막으로 임단협을 마친 반면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파업을 앞두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18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개최해 65.7%의 찬성률로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가결시켰다.
현대차 2022년 임금협상 타결 조인식 [사진= 현대차] |
기아를 마지막으로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임단협이 모두 마무리됐다. 특히 이들 5개사는 모두 2년 연속 파업 없는 무분규 타결에 성공했다. 현대차는 4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어갔으며 한국지엠과 르노코리아자동차도 계속되는 적자에 부담을 느끼며 무분규 타결에 합의했다.
기아는 잠정합의안이 한 차례 부결되기도 했지만 일명 '평생사원증'이라는 퇴직자 혜택 축소를 연기하면서 극적 타결했다.
완성차업계는 무분규 타결에 고무된 모습이다. 강남훈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회장은 "자동차업계의 노사관계가 점점 더 성숙해지고 상생의 협력적 관계로 변화하고 있다"며 "그동안 협상에 들어갔던 에너지와 열정이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 제고에 투입돼 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노사 입장 차이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면서 임단협이 장기화되고 있다.
우선 현대제철은 지난달부터 당진제철소에서 노동조합이 임금 협상과 특별 격려금 지급을 요구하며 게릴라 파업을 벌여오고 있다. 이에 냉연 1·2공장은 지난 12일부터 2주 간 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현대제철은 재고 물량이 있는 만큼 냉연 공장 휴업이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게릴라 파업의 장기화시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태풍 피해로 인한 포스코의 피해 복구와 현대제철의 게릴라 파업으로 철강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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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수주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조선업계도 노사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우선 한화그룹에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인 대우조선해양은 한화에 임단협 승계를 요청하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고용 보장 ▲한화그룹이 노동조합과 단체협약 승계 ▲회사 발전 사항 ▲지역 발전 등을 요구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한화는 협상테이블에 나와 대우조선지회가 요구하는 4대 요구안을 통 크게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3분기 흑자전환이 유력한 한국조선해양도 파업권 획득이 코앞이다.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3사가 오는 2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지난해 임단협을 지난 5월에야 합의한 뒤 5개월 만에 다시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 조선 3사는 처우 등을 통일할 수 있도록 공동 교섭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측은 공동 교섭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임단협과 노조 파업 투표 관련해서 별도의 공식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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