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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조석래 명예회장의 잇따른 '자사주 쇼핑'...왜

기사등록 : 2022-10-2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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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래 명예회장,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등 매수
주가하락·경영권 방어 차원...주가 바닥 신호
조 명예회장 효성 9.73% '캐스팅보터' 역할 솔솔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효성그룹 조석래 명예회장의 잇따른 자사주 지분 매입을 놓고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효성의 주가하락 방어와 주주가치 제고 차원이라지만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조 명예회장이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어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올해 꾸준히 효성 계열사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 효성,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효성첨단소재 등을 골고루 사들이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한달에 많게는 16번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 명예회장의 자사주 매입을 두고 시장의 해석은 다양하다. 효성은 이미 승계가 마무리되면서 조 명예회장의 아들인 조현준 회장(21.94%), 조현상 부회장(21.42%) 등이 경영권을 확보한 상태다.

우선 조 명예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올 들어 효성 계열사 주식이 고점 대비 크게 하락하면서 주가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통상 오너기업은 주가가 크게 하락했을때 기업 가치 하락 및 경영권 방어, 오너의 지분율 확대를 위해 자사주를 사들인다. 이 때문에 오너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시기를 시장에선 주가가 바닥이라는 시그널로 받아들인다.

효성 마포 사옥. [사진=효성]

실제 올 1월 장중에 60만원대에 거래되던 효성티앤씨 주가는 10월 21일 기준 28만3500원까지 주저 앉았다. 효성도 올 1월 9만3000원이던 주가가 지난 21일 기준 7만3200원으로 하락했고 효성첨단소재 역시 1월 57만4000원이던 주식이 31만9000원까지 폭락했다.

하지만 오너의 주가하락 방어 차원이라기엔 조 명예회장의 계열사 자사주 매입 횟수가 잦다보니 업계는 갸우뚱하고 있다. 실제 조 명예회장은 올해 지주사인 효성 주식을 지난 2월 5번에 걸쳐 매수했고 지난 6월에는 6번, 9월에는 16번에 걸쳐 총 1만3950주를 사들였다. 한번에 사들이는 주식수는 200~600여주다. 평균 매입 단가는 7만3061원으로 10억6000만원 규모다. 조 명예회장은 이달에도 총 7번에 걸쳐 총 3650주를 매입했다. 이렇게 모은 조 명예회장의 효성 지분율은 이달 기준 9.73%다.

조 명예회장의 '자사주 쇼핑'은 다른 계열사에서도 지속되고 있다. 조 명예회장은 효성티앤씨의 경우 올해 총 60번에 걸쳐 2만3810주를 매입했다. 조 명예회장의 효성티앤씨 보유 지분은 현재 8.74%다. 조현준 회장의 효성티앤씨 지분은 14.59%다.

타이어코드를 만드는 효성첨단소재 주식은 지난 2월부터 이달까지 17번에 걸쳐 4700주를 사들였다. 조 명예회장의 효성첨단소재 지분은 10.31%다. 반면 조현상 부회장의 효성첨단소재 지분율은 12.21%에 불과하다.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다는 얘기다.

조 명예회장은 그동안 받아온 배당 등 보유한 현금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그룹과 계열사는 높은 배당성향을 보이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지난 2020년 주당 배당금 5000원에서 지난해 5만원으로 올린바 있다. 효성첨단소재도 2020년 배당금이 없다가 지난해 주당 배당금을 1만원으로 결정했다.

효성그룹내에서 조 명예회장의 존재감은 여전히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선 물러났지만 그의 사람들이 여전히 효성에 남아있고, 이 때문에 굵직한 경영사항에 대해선 임원들이 조 명예회장의 자택에 찾아가 보고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지주사인 효성의 지분율이 조 회장(21.94%)과 조 부회장(21.42%)간 0.52% 차이밖에 나지 않아 9.73%를 보유한 조 명예회장의 선택에 따라 얼마든지 효성그룹의 지배구조는 바뀔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 명예회장이 언제든 결정권을 쥔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너의 자사주 매입은 기업의 주가하락 방어차원도 크지만 지분율 확대 의미도 있다"며 "지분율 확대로 지배력과 영향력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다"고 설명했다. 

az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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