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CJ그룹이 4세 승계 작업에 '키'를 쥐고 있는 CJ올리브영을 그룹 최연소 CEO에게 맡겼다. 상품기획(MD)전문가인 이선정 신임 대표는 특화된 MD전략으로 올리브영이 오프라인 시장을 장악하는 데 톡톡한 공을 세웠다. 앞으로 라이브커머스를 주축으로 한 온라인 시장까지 섭렵해 올리브영의 가치를 인정받고 기업공개(IPO)를 완수해야 하는 임무를 맡았다.
◆경쟁사 철수할 때 이 대표 MD 경쟁력 발휘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전날 2023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CJ올리브영 대표에 영업본부장을 맡고 있던 이선정 경영리더를 내부 승진시켰다. 이선정 신임 대표는 1977년생으로, 그룹 내 최연소 CEO에 이름을 올렸다. 올리브영 첫 여성 CEO다.
지난 2006년 올리브영에 합류한 이 신임 대표는 MD사업본부장, 영업본부장을 거친 'MD 전문가'로 통한다. 올리브영의 차별화된 MD 전략은 롯데의 롭스, GS의 랄라블라와 같은 경쟁 H&B 기업들인 잇따라 사업을 철수할 때 오프라인 시장에서 절대적인 시장 점유율을 구축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올리브영은 빠르게 변하는 화장품 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시기적절하게 공급하며 고객을 끌어들였다. 특히 유명·명품 제품 뿐만 아니라 중소·벤처기업에 투자를 확대하며 최근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을 속속 내놨다. 유망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역할에 이 신임 대표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선정 CJ올리브영 신임 대표 [사진=CJ] |
◆옴니채널 확대·온라인 시장 공략 숙제는 계속
올리브영의 오프라인 시장 점유율은 70% 수준으로 과점 상태지만, 이 신임 대표의 향후 과제는 결국 온라인 시장 점령이다. 현재 절대 강자가 나타나지 않은 온라인 뷰티 시장은 이커머스 기업들까지 가세해 격전지로 부상했다. 올리브영이 옴니채널과 온라인 채널 확대에 역점을 두고 있는 이유다. 주문자의 인근 올리브영 점포에서 1시간 이내 유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늘드림' 서비스는 대표적인 옴니채널 전략이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2조1192억원의 매출액과 1378억원의 영업이익 달성하며 코로나 팬데믹 이전 실적을 뛰어넘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계한 옴니채널 전략이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서울 지역의 온라인 주문 가운데, 매장을 통한 '오늘드림' 비중은 38%에 달한다. 올리브영은 전국 1265개 매장 외에도 올해 도심형 물류 거점(MFC)을 확대 운영하면서 서울 지역 빠른 배송 커버율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올영라이브'를 중심으로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라이브커머스 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상품과 브랜드를 소개하고 판매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올리브영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기획 라이브 방송을 확대하며 MZ세대 시청자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CJ 4세 승계 연관...IPO 재도전
올리브영의 이같은 자체 경쟁력 강화는 재도전이 예고된 IPO와 연관이 깊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11월 주관사를 선정하고 IPO를 진행하다 지난 8월 상장을 잠정 연기했다. 증시 침체 여파로 추후 시기를 고려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올리브영이 CJ그룹 경영 승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상장 시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올리브영의 최대주주는 지주사인 CJ로 51.15%를 가지고 있다. 이어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가 11.04%를, 딸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가 4.21%를 쥐고 있다. 올리브영이 상장하면 선호·경후씨는 CJ 지분 확보를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올리브영 지분을 매각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시장 경쟁력 확보 여부에 따라 재추진될 IPO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 "이 신임 대표는 옴니채널 확대와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구축에 포커스를 둔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